[팩트UP=이세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퇴직 관료 출신 로펌 관계자 등 외부인과 신고 없이 접촉한 직원을 두 차례 적발할 경우 징계하는 이른바 ‘투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기준의 경우 공정위 직원은 외부인과 대면 접촉은 물론 전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 비대면 접촉까지 5일 내 관련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 1회 적발 시 경고 조치가 내려지고, 2회 이상 적발되면 징계 절차에 들어가는 구조다.
◆ 포인트 하나…왜 지금 ‘강수’ 왜 뒀나
공정위의 이번 제도 도입에 대해 관가 안팎에서는 최근 쿠팡 관련 사안을 계기로 정관계 로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조직 내부 기강을 재정비하려는 조치로 해석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감봉이나 정직 등 중징계도 가능할 것으로 전해진 것에 기인한다.
현재 관가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최근 공정위를 둘러싼 대외 신뢰도 문제를 꼽는다. 조사·심판 기능을 가진 공정위 특성상 사건 당사자, 로펌, 업계 관계자와의 접촉은 언제든 이해충돌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공정위 내부 분위기는 마냥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부인 접촉 규정이 강화되면서 로비와 무관한 정상적 소통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 한 관계자는 “공정위는 기업 제재와 시장 질서를 다루는 기관이라 작은 접촉 논란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최근 여러 외부 시선이 집중된 만큼 조직 차원에서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형 플랫폼 기업 사건이나 대기업 제재 과정에서 외부 접촉 문제가 불거질 경우 규제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때문에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내부 통제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 포인트 둘…투명성 강화일까(?) 과잉 통제일까(?)
공정위 실무진 입장에서는 기업 현장과 시장 동향, 소비자 불만, 산업 구조 변화 등을 꾸준히 들어야 정책과 사건 처리의 현실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정부 부처 일각에서는 접촉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필요한 만남조차 꺼리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종시에 위치한 공정위 근무 특성상 서울·수도권 산업 현장과 물리적 거리감이 있는 상황에서 외부 소통까지 막히면 ‘외딴섬 행정’이 될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결국 핵심은 공정성과 현장 소통 사이 균형점이다. 규제기관의 청렴성 확보는 필수지만 과도한 신고 의무와 접촉 제한은 정책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 부처 한 관계자는 “공정위 안팎에서는 과거 외부인 접촉 규정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된 바 있다”며 “그러나 오히려 이번에는 무단 접촉 연 2회 적발 시 징계라는 강경책이 나오면서 내부에 적잖은 긴장감이 흐른다”고 전언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도 공정위와 공식 채널을 통한 의견 전달이 막힐 경우 오히려 음성적 접촉 시도가 늘 수 있다”면서 “제도 취지는 맞지만 운영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단순 접촉 여부보다 사건 관련 이해관계 존재 여부와 비공식 청탁 여부, 접촉 내용의 기록·공개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관리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