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채용 브랜드’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공정 채용을 표방해온 기업들이 임직원 자녀 특혜 채용이나 협력사·정관계 인맥 개입 의혹 등에 휘말리면서부터다.
이러한 의혹이 과거에는 일회성 논란으로 그쳤다면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불매·입사 기피·평판 하락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이 부모 찬스는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기업의 신뢰 자산을 잠식하는 리스크라고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실력보다 혈연(?)”
20~30대는 채용 과정의 ‘절차적 공정성’에 특히 민감하다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학벌·스펙 경쟁을 통과해온 세대에게 채용은 곧 생존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이들에게 채용 비리는 단순한 특혜가 아니라 ‘노력의 무력화’로 인식되기 일쑤다.
이러한 특성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특정 기업의 특혜 채용 의혹이 제기될 경우 나타난 사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경우 ▲채용 후기 공유 ▲면접 경험 폭로 ▲내부 고발 확산이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브랜드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비자 브랜드 이미지와 고용 브랜드가 분리돼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면서 “채용 공정성에 흠집이 나면 기업의 공식 해명보다 온라인 여론이 먼저 형성되는 구조로 인해 소비자 신뢰까지 동반 하락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팩트UP이 채용 비리 논란을 겪은 기업들의 담당자들을 만나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원율 하락과 내부 조직 사기 저하, ESG 평가 리스크 확대, 주가 변동성 확대 등의 후폭풍을 경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 담당자는 “우수 인재 지원 감소 및 서류 합격자 이탈이 증가하고 조직 몰입도 저하와 함께 공공기관·대기업의 경우 감사 및 수사로 이어지며 단기적 시장 충격 발생했다”며 “채용 공정성 이슈는 당장 실적에 반영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할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브랜드 컨설팅 업계에 따르면 공정·수평 문화를 강조해온 스타트업이나 IT 기업의 경우 타격은 더 크다. ‘능력 중심’ 이미지를 자산으로 삼아온 기업에서 혈연·지인 특혜가 드러날 경우 브랜드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일부 스타트업 대표의 지인 특채, 임원 자녀 인턴 채용 논란은 기업 평판 플랫폼에서 부정 리뷰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 사이에서는 채용 비리 이슈는 단순히 인사팀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윤리경영과 직결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 “공정은 기본값이다”
브랜드 컨설팅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는 초기 대응인데 기업이 절차상 문제 없다는 형식적 해명을 내놓을 경우 오히려 여론의 반발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2030 세대는 위선에 민감한데 공정 채용 캠페인을 진행하던 기업에서 특혜 의혹이 발생할 경우 브랜드 메시지와 실제 행동이 다르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이중 잣대 비판이 거세진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세 가지를 핵심 대응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면서 “채용 전 과정 외부 감사 도입과 인사위원회 독립성 확보, 특혜 의혹 발생 시 즉각적 정보 공개 등이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한 인사 관계자는 “기업의 채용 브랜드는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지만 무너지는 데는 한 번의 사건이면 충분하다”면서 “채용 공정성은 비용이 아니라 장기적 인재 확보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모 찬스 논란은 기업의 신뢰 자산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인식해야 한다”며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채용은 더 이상 내부 인사 절차에 머무르지 않는 만큼 기업의 채용 방식은 곧 그 기업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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