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화정 연구원] 현재 K팝은 과도기이다. 기존 아티스트의 대중 인지도가 높아지자 코어팬 일부가 이탈, 신인 아티스트의 팬덤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세대교체는 산업 특성상 흔한 일이다.
하지만 엔터주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겪는 상황인 탓에, 투자자들은 여전히 산업의 성장성이 남아있는지를 의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엔터 4사 2025년 평균 PER은 15.0배이다. 2025년 이익 성장률을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이다. 이에 현재 K팝의 과도기가 어디쯤 왔는지 점검해 봤다.
◆ ″음원,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자″
험난한 상반기였다. 연이은 초동 판매량 부진으로 산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민희진 사태로 산업 특유의 휴먼 리스크까지 재차 확인됐다.
펀더멘털 우려에 소모적인 노이즈까지 발생한 만큼 투자자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이에 현재 산업에 대한 시장 관심도 역시 낮아진 상태로 연초 이후 엔터 4사 주가는 무려 평균 29%나 하락했다.
딱히 무난했던 시기가 없었다지만 올해는 유독 쉽지 않다. 산업이 과도기에 온 탓이다. 최근 기존 아티스트들이 유독 덜 K팝스러운(=대중 어필이 가능한) 음악을 우후죽순 발매하는 것도 이 과정에서 일부 아티스트들이 코어팬 이탈에 따른 초동 판매량 역성장을겪는 것도 모두 산업이 과도기에 있음을 방증한다.

또한 이탈한 코어팬 수요가 보다 K팝스러운(=팬덤 수요 중심의) 음악을 보여주는 신인 아티스트에게 유입, 신인 아티스트 중심의 초동 성장세가 강해지는 것 역시 과도기마다 관측되던 모습이다.
과도기란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는 도중으로 새로운 상태가 확립되지 않아 불안한 시기를 뜻한다. 지난 5년은 K팝 팬덤의 글로벌 확장에 따른 음반 판매량 중심의 성장기였지만 앞으로의 5년은 K팝 대중화에 따른 음원 흥행 및 공연 확대 중심의 새로운 성장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의 바통도 3·4세대 아티스트에서 5세대 아티스트에게 넘어가고 있다. 아직 이러한 새로운 성장동력들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과도기가 그래왔듯 시간이 약이다. 그리고 더 큰 성장을 위해 과도기는 필수불가결한 구간이다.
◆ ″연간 스트리밍 성장은 이제 시작″
산업 전망은 Positive를 유지한다. 당장 반등을 이끌 수 있는 강렬한 단기 모멘텀이 부족한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적 성장을 이끌 모멘텀(BTS·블랙핑크 완전체 재개, 팬덤플랫폼 유료화)이 확실한 만큼 당장 2025년부터 영업이익의 높은 두 자릿수의 반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2025F 기준 엔터 4사의 평균 PER은 15.0배로 역사적 하단이다. 과도기로 혼란스럽지만 여전히 성장 중인 산업이다. 긴 호흡의 접근이 유효하다.
최선호주는 하이브[352820]를 유지한다. 과도기의 혼란 속에서 멀티 레이블의 순기능이 돋보이는 사업자이다. 민희진 사태가 지리한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본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레이블별 독립성이 확보된 덕택에 노이즈가 타 레이블로 전이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각 레이블에서 선보인 신인 보이넥스트도어(KOZ), 투어스(플레디스), 아일릿(빌리프랩) 모두 유의미한 팬덤 유입에 성공, 건강한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오히려 멀티레이블 정착 과정에서 한 번은 겪었어야 할 휴먼 리스크가 미리 발생한 만큼 향후 지배 구조가 어떻게 개선되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