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정도현 기자]최근 중동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이 한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파병 여부를 둘러싼 대내외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 내에서 여야 모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안보 리스크와 외교적 실리 사이에서 형성된 국민 여론을 파악하고자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미국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 해군 파병 ‘찬성’ 34.4% vs ‘반대’ 60.9%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실시한 ‘한국 해군 파병 찬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인 60.9%는 해군 파병에 ‘반대한다’고 응답하였다. 특히 ‘매우 반대’가 37.2%로 가장 높게 나타나, 파병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군 파병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4.4%(매우 찬성 17.9%, 대체로 찬성 16.5%)로 나타나, 반대 여론이 26.5%p 높았다. ‘잘 모르겠다’는 유보 응답은 4.7%로 나타났다.
파병에 찬성하는 응답자(345명)를 대상으로 찬성 이유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8%가 ‘한미동맹 강화 및 대미 신뢰 유지’를 선택하여 미국과의 관계 유지가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어 ‘유사시 안보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 확보’(19.7%), ‘에너지 안보/수출입 항로 보호’(12.2%) 순으로 10%대를 차지했고, ‘글로벌 국가로서의 책임 이행’(8.5%)은 낮게 나타났다.
파병에 반대하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미국 주도의 국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 경계’(45.1%)가 가장 높게 나타나, 대외 분쟁 개입에 대한 부담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어 ‘군 인명 피해 및 교전 발생 위험’(36.4%)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파병 지역 및 인접국 관계 악화 우려’(13.7%)가 뒤를 이었다. 반면 ‘막대한 파병 비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3.2%)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파병 찬성은 ‘한미동맹 및 대외 신뢰 유지’에, 반대는 ‘분쟁 개입 및 군사적 위험 회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외교적 명분과 안보 리스크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미동맹 명분에도 국민 53.4% ‘파병 수용 반대’… 실익과 안보 사이 팽팽한 대립
한미동맹의 공고화와 대미 신뢰 유지를 위해 미국의 파병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동맹 유지를 위한 파병 수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3.4%로 과반을 차지했다. 그 중 ‘전혀 동의하지 않음’은 31.9%, ‘별로 동의하지 않음’은 21.6%로 나타났다.
반면, 파병 수용에 ‘동의한다’는 응답 또한 43.3%(매우 동의함 20.3%, 어느 정도 동의함 22.9%)로 10명 중 4명에 달하여 적지 않은 비중을 보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3.3%로 나타났다.
동맹 유지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존재하나, 파병 수용에 대해서는 팽팽히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파병이 경제적 측면에서 실제로 실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지 물어본 결과, ‘도움 될 것’이라는 응답이 47.0%(매우 도움일 될 것 22.8%,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24.2%),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47.3%(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21.8%,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25.5%)로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인식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 파병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국민 절반 이상인 54.7%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그중 ‘전혀 공감하지 않음’이 32.7%, ‘별로 공감하지 않음’이 22.0%로 나타났다. 반면, ‘공감한다’는 응답 또한 42.8%(매우 공감 20.3%, 어느 정도 공감 22.5%)로 상당한 비율을 보였으며, 비공감-공감의 차이는 11.9%포인트였다.
국제적 위상보다 실질적 부담과 위험을 우선 고려하는 인식이 우세한 가운데, 양측의 의견 격차는 크지 않아 인식이 분산된 양상을 보였다.
◆국민 83.3% ‘파병 시 인명 피해 및 교전 발생’ 극도 우려
파병 시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와 실전 교전 가능성 등 안보 리스크에 대해, ‘우려된다’는 응답이 83.3%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매우 우려된다’는 응답이 49.1%로 절반에 가까운 수준을 차지했다. 반면 ‘우려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3%(전혀 우려되지 않음 5.5%, 별로 우려되지 않음 9.8%)에 그쳤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파병에 따른 군사적 위험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어, 파병이 가져올 수 있는 생명 위협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병 지역 국가 및 인접국들과의 외교 및 통상 협력 관계에 이번 파병이 ‘부정적일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인 57.2%로 집계된 가운데, 세부적으로 ‘매우 부정적일 것’ 28.1%, ‘다소 부정적일 것’ 29.1%로 나타났다. 한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16.0%,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라는 응답은 19.5%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파병이 주변국과의 외교·경제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정부가 파병을 최종 결정하게 될 경우,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는 ‘의료지원 및 해상 안전 감시 지원’(39.9%)이 1위로 꼽혔다. 이어 ‘경제적 지원 및 인도적 구호 활동’(25.2%)이 20%대 비율로 다음 갔으며, ‘적극적 군사 지원’(13.9%), ‘연락 장교 파견 등 상징적 지원’(13.5%)은 10%대 비율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직접적인 군사 개입보다 인도적·비전투 중심의 제한적 지원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파병 여부를 둘러싼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익과 안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내리는 최종 판단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이 65.7%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신뢰함’ 25.5%, ‘어느 정도 신뢰함’ 40.2%로 나타났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7.9%(전혀 신뢰하지 않음 11.9%, 별로 신뢰하지 않음 16.1%)로 나타나, 신뢰한다는 응답이 두 배 이상 크게 높았다. 파병 여부에 대한 의견은 분산되어 있으나, 최종 결정에 대해서는 정부의 판단을 신뢰하는 경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26년 3월 17일 ~ 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무선(10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활용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1,002명이 응답해 응답률은 3.9%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표본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비율을 반영해 가중값을 부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