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정보] ‘명품 대신 여행’… 2030 소비축 이동했나

경험 소비 확산 속 명품 시장은 ‘양극화’…여행·공연 지출 확대

[팩트UP=정도현 기자] “예전에는 보너스 받으면 가방부터 봤는데 지금은 항공권부터 검색한다. 여행은 더 이상 특별 이벤트가 아니라 정기 소비 항목이대. 월급의 일부를 여행 적금이나 취미 예산으로 배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서울역에서 만난 직장인 차태석(26⸱가명)씨의 말이다. 실제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 사이에서 ‘경험 중심 소비’가 확산되면서 명품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들여다보면 단순 감소라기보다 소비 구조의 재편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항공·여행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2030의 해외여행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특히 단거리 해외여행과 페스티벌, 전시, 스포츠 이벤트 티켓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 “소비가 더 계산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명품 소비는 정말 줄었을까.


겉으로 보면 일부 변화 조짐은 있다. 고가 명품 매출 성장률 둔화, 중고 명품 거래 증가, ‘명품 플렉스’ 콘텐츠 감소 등이 그것이다. 특히 2030 초반 소비층에서 과시형 소비는 다소 줄어든 분위기다.

 

 

하지만 전체 시장을 보면 명품 소비가 급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들은 오히려 고가 라인과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소비 트렌드 분석가는 “2030세대의 구조적 특징으로는 입문형·충동 구매 감소와 대신 확실히 오래 쓸 제품 중심 구매, 중고·리셀 플랫폼 활성화 등을 꼽을 수 있다”면서 “다시 말해 소비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 계산적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소비 트렌드 분석 전문가들은 소비 축이 이동하는 이유로 자산 형성 난이도 상승과 SNS 문화 변화, 관계 중심 소비 강화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일례로 자산 형성 난이도 상승의 경우 주거비 부담과 금리 환경 속에서 고가의 유형 자산(물건)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진 대신 상대적으로 금액이 분산되는 경험 소비가 합리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SNS 문화 변화의 경우 과거에는 명품 로고가 상징성이 컸다면 현재는 여행지·페스티벌 인증이 더 높은 반응을 얻는다고 보고 있다. ‘무엇을 가졌는가’보다 ‘어디를 다녀왔는가’가 콘텐츠 경쟁력이 된다는 얘기다.


관계 중심 소비 강화의 경우 러닝크루, 독서모임, 클래스 참여는 단순 취미가 아니라 네트워크 형성 수단으로 경험은 관계 자본을 만든다는 점에서 전략적 소비로 해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완전한 대체는 아니다”

 

중요한 점은 경험 소비가 명품 소비를 완전히 대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2030은 여전히 명품을 ‘상징 자산’으로 인식한다.


다만 과거처럼 다품목 구매가 아니라 상징성이 강한 한두 개 제품으로 압축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경험 소비와 명품 소비는 제로섬 관계라기보다 예산 배분 비율의 조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 소비 트렌드 분석가는 “결국 2030 소비 트렌드는 과거에 무엇을 가졌는가였다면 현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로 요약할 수 있다”며 “명품은 소유의 상징이었다면 경험은 라이프스타일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비는 정체성의 표현”이라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소비의 외형이 아닌 의미가 이동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실제 2030 세대의 소비 전략은 과시보다 기록, 소유보다 참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