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산업은행, HMM 지분 ‘조기매각’으로 선회했다고(?)

산업은행 보유지분 단독매각 검토 인정…해진공 ‘HMM민영화’ 키맨으로 급부상

[팩트UP=권소희 기자]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HMM 지분 35.4%(3억3400만주)를 자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 경우 민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소문이 사실일 경우 미묘한 입장 차가 있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 지분 35%와 별개로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만이라도 매각해 HMM 민영화에 속도를 높여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팩트UP>에서는 진실을 따라가 봤다.

 

◆ “엔진 재가동된 HMM 매각”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HMM 지분 35.4%를 자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 산업은행은 지난 4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산은 지분 35.4%(3억3400만주)만 단독 매각하는 방안도 HMM 매각 방안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입장은 재매각 시도가 이뤄질 경우 산업은행 지분만 단독으로 파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조건이 따랐다.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해진공 등과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사실 지난 2023년 7월 HMM 매각 시도 때는 산업은행과 해진공 지분이 함께 매물로 나왔다. 당시 하림⸱JKL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최종 매각은 무산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각 작업은 멈춰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부실화로 유동성 위기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HMM은 산업은행과 해진공의 전폭적인 지원과 코로나 시기 해운 운임 급등으로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내기 시작했다”며 “이후 정상경영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제 HMM 재무구조가 탄탄한 상황에서 산업은행으로서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낮추는 요인인 HMM지분을 계속 보유할 필요성이 없게 됐다”면서 “현재 산업은행은 HMM 주가가 오를수록 역설적으로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하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조기매각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2대주주 해진공 입장 주목”

 

업계에 따르면 실제 산업은행의 입장에서는 HMM 주가가 오를수록 역설적으로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하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태로 보유 지분 가치가 커지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는 구조에 빠져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2028년까지 규제 유예를 받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빠른 매각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다만 변수는 있다. 매각을 서두르고 싶어하는 산업은행과는 달리 HMM 지분 35%를 들고 있는 해진공의 행보다. 해진공은 한국의 사실상 유일한 대형 컨테이너선사인 HMM에 대한 지배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진공의 경우 HMM 지분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인 셈”이라며 “이에 산업은행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HMM 본사 부산 이전을 매각 조건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독자 행동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진공의 입지가 애매해졌다”면서 “산업은행이 지분을 털고 나갈 경우 해진공은 사실상 유일한 공공기관 대주주로 남게 되지만 해진공은 HMM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민영화 이후 공사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