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러시아 재진출 속앓이하는 ‘현대차그룹’…진출할까? 포기할까?

임박한 바이백 행사 기한…들리지 않는 종전 소식이 변수로 작용

[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재계 관심이 현대차그룹 행보에 쏠리는 모습이다. 현대차 러시아 제조공장인 상트페테르부르크공장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조건(바이백) 기한이 임박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 역시 재진출 여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는 제1시장인 미국에서 관세 리스크 직격탄을 맞아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에 팔을 걷어 붙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그 이유로 꼽힌다.

 

◆ 포인트 하나…러시아 재진출 적극 나설까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꾸준히 상표권을 등록하면서 재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바이백 행사 기한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러-우 전쟁 종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현대차그룹이 곧바로 러시아 재진출을 선언하기에는 부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 이유로는 가해국인 러시아에 재진출해 국가적 이익을 안겨주는 것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 지목되고 있다.


게다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다시 매수하는 가격 부담도 고민거리로 등장했다는 후문이다. 공장 매각 당시 장부가치는 약 2873억 원이었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사들였던 아트파이낸스가 해당 공장에서 생산 중인 브랜드 솔라리스의 가치를 포함시킨다면 매수 가격이 1조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러시아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꾸준히 상표권을 등록하는 등 밑작업을 해왔다”며 “이를 반추해 볼 때 러시아 재진출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현대차그룹이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가장 큰 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장담했던 것과 달리 종전 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 포인트 둘…재입성 후 옛 명성 회복할까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현대차그룹d이 러시아 시장에 다시 입성했을 경우 현대차의 옛 명성이 회복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현대차의 옛 명성이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는 이면에는 현대차가 현지에서 철수한 사이 중국 브랜드들이 현지 수요를 흡수하며 시장 주도권을 갖게 된 현실이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정부가 자국 외 기업의 유턴을 규제하는 펼치고 있는 점도 시장 재진입의 장애물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은 외국 기업이 러시아 철수 과정에서 맺은 바이백 옵션 행사 가능성을 제한하는 법안 심의에 나선 상태”라며 “이에 현대차 러시아 재진출에 제동이 걸릴 경우 인접 국가인 카자흐스탄 생산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기 전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만큼 좋은 실적을 냈다”면서 “재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지만 러시아는 현대차그룹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임은 분명한 만큼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