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1조원 자금 마련 방안에 고심중인 ′신세계그룹′ …계열사 매각 나설까

재계 일각 ″계열사 지분 매각할 듯″ vs 그룹측 ″계열사 매각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신세계그룹이 재계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관심의 핵심은 SSG닷컴을 둘러싼 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1조원에 이르는 자금 마련을 위해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계열사 매각 또는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신세계그룹 측은 계열사 매각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하면서 선을 긋는 모습이다. 

 

◆ 포인트 하나…스타벅스 지분 매각할까

 

현재 업계 일각에서 가장 유력하게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 후보는 스타벅스다. 하지만 한국 스타벅스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스타벅스 미국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이는 사실상 매각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현재 한국 스타벅스의 지분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품질관리와 경영 안정화 등을 이유로 지분 매각 때는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실 스타벅스의 경우 신세계그룹 측에서도 정용진 회장이 아끼고 있는 기업이다. 게다가 이마트의 유일한 캐시카우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가 스타벅스로부터 받은 배당금만 716억원이다. 이 같은 이유로 스타벅스를 매각 대상으로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경쟁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스타벅스 지분을 인수할 곳이 글로벌 사모펀드(PE)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직면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 미국 본사는 경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는 지분 매각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도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만큼은 팔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특히 정용진 회장이 이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 포인트 둘…신세계L&B 또는 신세계푸드에 손댈까

 

재계 또 다른 일각에서는 현재 가장 유력한 매각 후보로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를 지목하고 있다. 신세계L&B는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주류 판매 전문점 와인앤모어를 중심으로 성장해 현재 매출의 70%를 와인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 이후 와인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도 하락한 상태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가 지분 46.87%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로 식사재 유통 등에 강점을 확보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글로벌 사모펀드의 타깃 매물로 거론되는 계열사 중 하나다. 


따 다른 매각 유력 후보는 삼성생명 지분이다. 이마트는 현재 삼성생명 주식을 약 117만주(지분율 5.88%)를 들고 있으며 현재 시가 기준으로 이마트가 들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의 가치는 약1조원 가량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SSG닷컴 풋옵션과 관련해 FI들이 법적 분쟁에 돌입하더라도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이 당장 자회사 지분 매각 등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관계자는 이어 ″만일 계열사 매각에 나선다면 신세계L&B가 될 공산이 크다고 보는데 이 회사의 경우 위스키 사업을 접는 등 사업 재편에 나섰으나 성장세가 꺾인 와인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삼성생명 주식의 가치도 약1조원 가량이기 때문에 이를 매각해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