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설옥임 기자] 삼성SDI가 금융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최근 잇따라 은행권 차입 한도를 늘리면서 시장 안팎에서 자금 운용 전략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과 실적 둔화 전망이 맞물리며 단기 유동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현금 확보 카드 꺼내나”
<팩트UP> 취재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한국수출입은행과 KB국민은행과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포괄 한도 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출 만기는 3개월 수준이며 금리는 5% 안팎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연초에도 시중은행권을 통해 3000억원 규모 운전자금을 조달한 바 있어 추가 차입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삼성SDI가 올해 예정한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약 2조9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039억원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투자 재원 상당 부분을 외부 조달이나 자산 유동화로 메워야 하는 구조다.
게다가 즈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올해 약 4000억 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기보다 오히려 자금이 소요될 가능성이 커 단기 차입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한 분석가는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단순 차입 확대를 넘어 향후 재무 안정성 지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금리 수준이 5% 안팎인 만큼 차입 규모가 커질수록 이자 비용 부담 역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선제 투자(?), 유동성 경고등(?)”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를 활용한 현금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해당 지분 가치가 약 10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배터리 투자 사이클이 진행되는 가운데 단기 차입으로 시간을 벌고, 이후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여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장기 공급계약 특성상 계약 체결 직후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실적 회복이 지연되거나 투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차입 확대와 자산 매각 추진이 경영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삼성SDI가 공격적 투자와 재무 안정성 사이에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업종 특성상 선제 투자를 위해 단기 차입을 활용하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다”면서도 “적자 국면에서 차입이 반복되면 시장은 성장 투자보다 현금흐름 부담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