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재계 안팎에서 LG전자가 올해부터 임원 인사평가 체계에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 성과를 본격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얘기가 회자되면서 재계의 관심은 사실관계에 쏠리고 있다.
이는 기존에는 매출·수익성 등 재무 성과가 평가의 핵심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AI를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얼마나 혁신적으로 바꾸고 실질 성과를 냈는지가 주요 잣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팩트UP>에서는 내용의 실체를 짚어봤다.
◆ “AI 도입 선언 아닌 성과 중심 평가(?)”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LG전자 내부에서 AI 전환을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업무 재설계’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은 사실이다. 반복 업무 자동화 수준을 넘어 품질(Q), 비용(C), 납기(D), 매출(R) 등 전 영역에서 구조적 개선 성과를 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AI 활용 여부 자체보다 AI를 통해 실제 사업 경쟁력을 얼마나 높였는지가 평가 기준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재무 실적 중심 임원 평가 체계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제조 대기업들은 이미 생성형 AI 도입을 넘어 생산성 혁신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임원 평가에 AX를 넣는다는 것은 AI를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닌 경영성과 창출 수단으로 본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경영 컨설팅업계 한 관계자는 “AI 성과 평가는 자칫 보여주기식 프로젝트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성과 측정 기준을 통일하고 CEO 승인 절차까지 둘 경우 실효성을 높이려는 장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국내 대기업 전반 확산 가능성 UP”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이번 평가 체계 변화에서 가장 큰 쟁점은 조직별 업무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 AI 성과를 어떻게 공정하게 측정하느냐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별도 검증 구조를 두고 과제를 객관화된 지표로 환산하는 절차를 마련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각 조직이 제출한 AX 과제는 사전에 설정된 KPI(핵심성과지표)에 따라 수치화되고 조직 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공통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후 검증 절차를 통과한 과제만 최고경영자(CEO) 승인을 받아 최종 평가 항목으로 확정된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번 시도가 다른 대기업 인사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AI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단순히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임원 보상과 평가까지 연결해야 조직 변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유통·금융 등 대규모 조직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향후 AX 성과를 임원 승진과 보상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가능성이 있다”며 “AX 평가 도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교한 기준으로 지속 운영하느냐로 성과주의와 혁신 유인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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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AI 투자 규모는 늘리고 있지만 실제 성과 입증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결국 인사평가와 연동해야 실행력이 생기기 때문에 LG전자의 사례는 상징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계 일각에서는 단기 성과 위주 평가가 장기 연구개발(R&D)이나 실험적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AI 성과를 숫자로만 판단할 경우 부서별 형평성 논란 역시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