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정보] ‘희망퇴직’ 제안받았을 때 반드시 따져 봐야 할 조건

희망퇴직은 ‘결단’이 아니라 ‘협상’…재무 상태와 시장 경쟁력 고려해야

[팩트UP=정도현 기자] # 서울 종로구 중견 제약사에 다니는 강성구씨(가명⸱43)는 최근 희망퇴직 제안을 받고 가장 먼저 “조건은 나쁘지 않은데 지금 나가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조언이 잇따랐다. 회사는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정보 격차가 결과를 좌우하는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희망퇴직을 한 선배들도 ‘희망퇴직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 “퇴직금 외에 추가로 받는 돈의 실체”

 

노무사와 인사전문가들에 따르면 희망퇴직의 핵심은 법정 퇴직금이 아니라 위로금이다. 따라서 이들은 ▲위로금이 월급 기준 몇 개월치인지 ▲기본급만 기준인지 상여 포함인지 ▲세전 금액인지 ▲실수령액 추정은 얼마인지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로금이 많아 보여도 2~3년치 소득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주의할 점은 회사가 제시하는 금액이 역대 최고 수준처럼 포장되는 경우”라며 “하지만 실제로는 임금피크제 적용 전인지, 향후 받을 연봉 상승분을 포기하는 구조인지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무 전문가들은 퇴직 시점은 단순한 날짜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실업급여와 직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회사가 권고사직으로 처리하는가, 자발적 퇴사로 처리하는가 ▲고용보험 상 비자발적 이직으로 인정되는가 등을 확인해야 힌디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또 희망퇴직 합의서에는 종종 경쟁사 취업 제한 기간, 동일 업종 근무 제한, 위반 시 위로금 환수 조건 등 재취업 제한 조항이 포함되는데 이를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조항이 퇴직 후 생계를 직접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 노무전문가는 “회사 설명과 달리 서류상 ‘자발적 퇴사’로 처리되면 실업급여 수급이 제한될 수 있고 실제 분쟁 사례 중 상당수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면서 “구두 설명이 아니라 이직 사유가 명시된 서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인사전문가는 “전문직·기술직·영업직의 경우 경업금지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면 사실상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된다”면서 “경업금지 조항은 반드시 기간·범위·보상 여부를 따져보고 필요하다면 수정 요구도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 “퇴직 후 복지와 회사 지원의 실효성”

 

전문가들에 따르면 희망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지금 나가면 남았을 때보다 정말 유리할까’, “지금 나가는 것이 버텼을 때보다 나은 선택인가”다.


전문가들은 이를 판단하려면 앞으로 받을 연봉·퇴직금 증가분, 임금피크제·직무 축소 가능성, 향후 구조조정 시 조건 악화 가능성 등을 비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노무전문가는 “1차 희망퇴직 조건이 가장 좋고 2차, 3차로 갈수록 조건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동시에 버텼다가 더 좋은 기회를 얻은 사례도 존재한다”면서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 사실 희망퇴직은 회사의 배려가 아니라 회사와 개인의 이해가 만나는 거래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서두르면 손해를 보기 쉽고 냉정하게 조건을 따질수록 선택지는 늘어난다.


결국 희망퇴직 제안을 받았다면 최소한 이 돈으로 몇 년을 버틸 수 있는가, 내 경력이 외부 시장에서 통하는가, 지금 나가는 이유가 공포 때문인가 아니면 전략 때문인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해야 한다.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을 때 그 선택은 ‘퇴사’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의 이동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