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신사업 기반 M&A 위해 실탄 두둑히 투입한 ‘태광그룹’…실효성 있을까

그룹형 투자 컨트롤타워 재가동…집행 방식과 리스크 흡수력이 관건될 듯

[팩트UP=이세라 기자] 태광그룹이 신사업 기반 인수·합병(M&A)을 위해 실탄을 두둑히 투입하면서 재계 안팎의 시선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다. 경영협의회 산하에 경영진단1실과 경영진단2실을 두고 금융과 산업 분야 M&A를 전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재계서 태광그룹의 이 같은 행보에 관심을 높이는 이유는 주력인 태광산업이 그동안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며 외부 자금 조달을 최소화해 왔다는데 있다. 쌓아둔 현금이 충분하더라도 M&A에 모두 소진하진 않겠다는 그룹의 입장을 달리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모양새다.

 

◆ 포인트 하나…‘2조5000억 M&A 로드맵’ 본격화하나

 

재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경영진단1실은 비금융(산업) 부문, 2실은 금융 부문을 각각 맡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매물을 상시적으로 물색중에 있다.

 

 

태광그룹은 1실에 약1조2000억원, 2실에 약1조3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배정해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M&A를 통해 신사업 기반을 구축하라는 미션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M&A 드라이브의 컨트롤타워는 태광그룹 경영협의회로 과거 삼성 미래전략에 비견되는 조직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계와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M&A 특명’으로 해석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반면 태광그룹은 이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 여전히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호진 회장이 전 정권에서의 특별사면 이후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대형 투자 방향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번 대규모 M&A 구상 역시 향후 경영 복귀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태광의 M&A 드라이브는 단발성 거래가 아니라 그룹 차원의 자본배분 체계를 재정렬하려는 움직임”이라면서 “금융 섹터로 확장할 경우 건전성 리스크를 흡수할 자본 여력과 운영역량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포인트 둘… ‘차순위 타깃’ 금융부문으로 무게 이동할까

 

현재 태광그룹의 경우 비금융 부문에서는 이미 애경산업 인수 같은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태광산업은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도 인수했다.


그런가 하면 케이조선 인수전에도 참여한 상태다. 다만 금융 부문에서는 이지스운용 인수를 노렸지만 사실상 무산된 상태로 이지스 인수가 불발될 경우 저축은행, 보험사 등 다른 금융사를 차순위 인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에서는 태광그룹이 차순위 타깃이 금융부문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흥국생명을 전면에 내세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밀리며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 분기점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태광산업은 최근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지스자산운용 인수가 막힌 만큼 다음 선택지는 ‘보험–저축은행–증권’ 등 기존 금융 계열과 인접한 영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태광산업은 자회사 흥국생명의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자금도 지원한다는 구상으로 흥국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본입찰에서 1조원대 가격을 제시하며 입찰자 중 최고가를 써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흥국생명은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을 흥국코어리츠에 매각해 7200억원을 확보한 상태”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