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재계에서는 SK오션플랜트 매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졸속 매각은 안된다’는 여야 압박에 SK오션플랜트가 매각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모회사인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 부담이 워낙 커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여부가 세간의 관심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 포인트 하나…재무구조 개선 지속할까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6조9939억원이다. 차입금이 7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보유 현금성 자산 1조4583억원을 제한 순차입금만 5조5355억원에 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4399억원으로 영업이익인 2347억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실에 놓여 있는 SK에코플랜트의 현 최우선 순위는 차입금 해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 SK오션플랜트는 올해 7월 미국 블룸에너지 지분과 환경 자회사 3곳을 잇따라 매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서는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계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SK그룹의 입장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SK그룹의 경우 SK오션플랜트의 추가 투자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칫 그룹의 재무 부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근 고성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SK그룹 역시 SK오션플랜트의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만약 매각이 무산될 경우에도 SK오션플랜트의 추가 투자 계획은 전면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SK그룹 내부에서 SK오션플랜트를 매각 대상으로 분류한 배경으로 추가적인 재무 부담 완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만일 거래가 성사될 경우 SK에코플랜트는 약 30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포인트 둘…3야드 투자를 강행할까
그러면 SK에코플랜트의 재무부담은 어느 정도일까.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SK오션플랜트 인수 후 1조원 이상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인 ‘3야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기투자액은 약 5000억원, 향후 투자해야 할 금액만 약 7500억원 수준이다. 그런데 SK오션플랜트가 이 투자를 마무리하려면 외부 차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SK오션플랜트의 부채 증가는 곧 SK에코플랜트의 재무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그룹의 재무 부담으로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분간 부유식 해상풍력 구조물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3야드 투자를 강행했을 경우 SK오션플랜트는 공급 과잉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이어 “매출 없이 감가상각비만 발생하면서 수익성도 고꾸라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금융권과 업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투자 강행이 무리한 요구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 기인한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