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CJ대한통운이 오는 12월부터 ‘주5일 근무제’에 대한 순차적 도입에 나선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의 시선이 안착 여부에 쏠리는 분위기다. 전면적인 주5일 근무제 전환은 택배업계를 통틀어 CJ대한통운이 처음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시각은 ‘우려’ 쪽이 강한 모습이다. 걸림돌이 많이 산재되어 있는 까닭이다. 그 중에서도 대규모 충원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CJ대한통운이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포인트 하나…대규모 채용 이뤄질까
CJ대한통운과 업계에 따르면 사측에서는 중형 이상 대리점부터 주5일제를 시행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 대리점 주5일 근무제 완전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실 전면적인 주5일 근무제 전환은 택배업계를 통틀어 CJ대한통운이 처음이다. 택배기사 근로 환경 문제가 이슈화된 가운데 선제적인 주5일 근무제로 위험을 줄인다는 접근이다.
현재는 기존 주6일 근무제와 주5일 근무제를 격주로 운영하는 ‘5.5일제’ 방식 대리점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우선 내달부터 소속 기사 20인 이상 대리점부터 주5일제 도입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대규모 인력 채용 부분이다.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들어가면 휴무일이 늘어 이를 백업해줄 기사가 추가로 필요하지만 CJ대한통운은 현재로선 대규모 인력 충원은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올해 영업이익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해 대규모 추가 인력을 뽑을 여력이 없다고 본다”면서 “택배 기사를 대대적으로 안 늘리면서 어떻게 주5일 근무제를 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경우 새벽 배송과 주7일 배송 도입으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업무부담이 이미 큰 상황”이라며 “결국 대규모 인력 충원 없이 제도 안착이 어렵다는 얘기로 실현 가능성도 의문부호가 찍힌다”고 진단했다.
◆ 포인트 둘…부작용 최소한으로 줄일까
현재 CJ대한통운이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부작용’이다. CJ대한통운은 새로운 근무 체계로는 ‘5인 1조’ 시스템을 거론하고 있다. 기사 4명과 백업 기사 1명을 한 개조로 편성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물량이 많은 화요일에는 기사 5명이 전부 근무하고,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1명씩 휴식을 취하고 물량이 적은 일요일과 월요일은 2명이 근무하고 3명이 쉬는 형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 직고용 비율은 약 9% 수준”이라며 “직고용이 아닌 개인사업자 택배기사 중에는 주6~7일을 근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들의 근무일이 5일로 제한될 경우 줄어드는 수익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휴무자의 택배 배송 부담을 누군가는 추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불가피하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과도한 업무 부담과 다른 기사의 배송 구역까지 맡는데 따른 업무효율 저하와 배송 차질 가능성 등 문제가 도출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주5일 근무제 전환은 지난 7월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전국택배노동조합이 맺은 단체협약의 후속 조치”라며 “장시간 노동이 고착된 택배업계의 근무 문화를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노동환경 개선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