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한일시멘트,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 받고 있다고(?)

회사측 입장 ″세무조사 배경 등에서는 알지 못하며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

[팩트UP=권소희 기자] 한일시멘트가 지난달 하순부터 국세청으로부터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특히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라고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사4국은 기업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에 관한 혐의 또는 첩보가 있을 때 특별세무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로 ‘저승사자’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번 세무조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조사대상은 어디까지 포함됐는지 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팩트UP>에서는 사실을 확인했다.

 

◆ ″2018년부터 2022년 회계연도 대상 조사 진행 중″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한일시멘트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다. 한일시멘트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다만 ″세무조사 배경 등에서는 알지 못하며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사실은 확인해주면서도 확대 해석은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와 정보통에 따르면 국세청이 한일시멘트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단행한 것은 지난달 하순이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서울 서초구 한일시멘트 본사 등에 방문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 등을 예치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는 2018년부터 2022년 회계연도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대상에는 한일시멘트 지주사인 한일홀딩스와 계열사 한일인터내셔널, 한일L&C 등과 함께 거래처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사 대상 시기(2018년~2022년)를 놓고 봤을 때 2018년 지배구조 개편 전후 과정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며 ″한편으로는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 한일시멘트의 주요 계열사와 거래처 등이 포함된 만큼 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와 각 계열사·거래처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탈루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고 예상했다.

 

◆ ″세금 탈루 여부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

 

한편 현재 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 및 회사 임원 등은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허 회장 등은 지난 2020년 5월 한일시멘트와 HLK홀딩스의 합병과 관련해 한일시멘트의 주가를 인위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한일홀딩스 대표와 임원들은 2018년 현물출자 방식 신주 발행에서 회사에 약 306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조사시기가 주가조작 등의 시기와 겹쳐 지난 2018년 지배구조 개편 전후 과정을 들여다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 60.9%, 한일인터내셔널·한일L&C 100%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하고 있다. 이런 지분구조 속에서 허 회장 일가는 6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허기호 회장은 한일홀딩스 최대 주주로 지분 31.23%를 보유하면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그의 부친인 허정섭 명예회장이 16.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친족인 허정미(3.08%), 허동섭(2.74%), 허남섭(2.68%), 허기준(1.57%), 허기수(1.15%), 허서연·허서희(각각 0.94%) 등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허기호 회장과 회사 임원 등이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번 조사와 관련성을 결부짓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