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생명보험업계(이하 생보업계)의 시선이 삼성생명으로 쏠리고 있다. 관심은 국내 우량 법인보험대리점(GA) 인수 여부다. 이 같은 관심 이면에는 그간 업계에서는 꾸준히 삼성생명 GA 인수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자리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가 보험연구원이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주최한 ′2024년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 직후 기자와 만나 밝힌 입장은 업계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당시 전 대표는 내년 보험업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세미나에서 제시된 제한적 성장 분석에 동의하며 대응 전략으로 투자 이익 관리와 신사업 등 전반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인트 하나… ′국내 우량 GA 인수′ 이번에는 진짜(?)
지난 9월 삼성생명은 GA 인수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GA 인수설은 업계에서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삼성생명이 대형 GA인 한국보험금융 산하의 CS라이프 조직을 영입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전부터 내부적으로 관련 TF를 통해 GA 인수를 검토해 왔으며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GA 인수를 검토하는 이유로 한화생명의 행보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실제 한화생명은 자회사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덩치를 키워 영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GA 업계 1위 규모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해 제판분리를 단행한 이후 올해 초에는 대형 GA 피플라이브를 품에 안으며 순식간에 초대형 GA를 탄생시켰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영업력을 크게 끌어올린 이후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확대에 집중했고 그 결과 지난 5월 초 한화생명이 부동의1위인 삼성생명을 꺾고 초회보험료 업계1위에 올랐다″며 ″한화생명의 진격에 놀란 삼성생명은 출혈 경쟁도 불사하며 그간 유지했던 보수적인 기조를 깨고 업계 최고 수준의 판매수당을 내걸어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아 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 전쟁은 삼성생명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적잖이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면서 ″삼성생명이 GA 인수를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이번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삼성생명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우량 GA 인수 또는 지분투자, 제휴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GA 인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현실화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모습이다.
◆포인트 둘…′김동관 시대′ 개막 같이 하는 인물은 누구
관건은 앞으로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실제로 GA를 품에 안을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GA는 몸값이 높은데다 조직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서 삼성생명이 결국 GA를 사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최근 GA들의 몸값이 올라가 M&A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만만치 않다는 점이 삼성생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A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은 설계사의 존재가 사실상 전부″라면서 ″결국 GA는 영업환경이 어려워져 설계사들이 빠져나가면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로 영업이 잘돼서 생보사 자회사 GA가 잘 나간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향후 영업이 침체돼 설계사들도 빠져나가고 GA의 실적이 악화되면 M&A에 쏟은 대규모 금액이 고스란히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한화생명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피플라이프를 품에 안는데 투입한 금액은 2000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말 기준 피플라이프의 자기자본이 64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이라면서 ″아무리 삼성생명의 자금력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인수 효과가 불확실한데 수천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