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지난달 중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회사측에서 사무직군 연봉인상안을 발표했는데 직급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기존 연봉 대비 1000만원가량 높아지면서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수준의 임금체계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에서다.
당시 직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 연봉이면 타사 이직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말까지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내부에서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이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어떤 방식을 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인트 하나…경쟁사 수준의 임금체계 갖춘 것이 맞을까
한화오션이 1000만원 수준의 평균 연봉을 인상했음에도 내부에서는 달갑잖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급여를 올리는 과정에서 월차가 기본급에 포함됐기 때문에 실질적인 체감은 크지 않다는 게 그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예컨대 1000만원 수준의 평균 연봉 인상엔 연‧월차 등 휴가를 기본급으로 전환해 산정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올라간 평균 연봉의 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무엇보다 기존 12일이던 월차휴가는 폐지하고 기본급으로 돌린 데다 연차휴가도 기본급에 포함됐고 여기에 휴일 중복수당 12만원도 기본급으로 들어갔다가 사실상 직원들이 체감하는 연봉 인상분이 적을수 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 내부에서는 사실상 기본급에 포함된 휴가를 제외하면 실제 연봉 인상은 400만원 수준이라는 게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때문에 다른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준다고 해 기대가 컸었지만 그만큼 실망도 크다″고 전했다.
◆포인트 둘…평균 연봉이 1000만원 가량 오른 게 맞나
반면 한화오션의 입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임금 개편의 골자는 휴가제도를 변경해 고정급으로 산입하고 이 외에도 별도 베이스 업(Base up)을 통한 순수 임금인상을 병행했다.
예컨대 기본급이 커질수록 시간외근무 등 각종 수당 급여가 오르기 때문에 평균 연봉이 1000만원 가량 오른 게 맞다는 게 한화오션의 설명이다.
지난달 18일 한화오션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통보한 개편된 기준 연봉을 보면 연차와 초과근무수당(OT)을 제외할 경우 한화오션 선임급 연봉은 5000만원 중반, 책임급은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개편된 기준 연봉만 본다면 평균 1000만원 정도의 연봉이 인상된 것이 맞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으로 인수되기 전인 지난해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7300만원으로 HD현대중공과 삼성중공업 대비 보다 1000만원 이상 적었다. HD현대중공과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각각 8472만원과 8400만원이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 2022년 HD현대중공업도 동일한 방식의 임금개편을 진행한 바 있다″며 ″한화오션은 해당 내용에 대해 임금개편 전 설명회 과정에서 동일하게 직원들에게 홍보하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화오션측과 직원들 간 해석이 다르게 나타나면서 경쟁사 수준의 임금체계를 갖춘 것이 맞는지 여부와 평균 1000만원가량 오른 게 맞는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