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SK그룹의 달라진 M&A 행보가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현금이 오갈 수 있는 거래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재계의 관심은 무엇보다 SK그룹의 M&A 행보가 달라진 배경이다. SK그룹은 수년 동안 재무적투자자를 대거 유치하는 식으로 몸집을 키워왔는데 지금은 '헤쳐모여'식으로 그룹을 정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인트 하나…비주력 사업 매각 봇물 이룰까
"투자하고 싶으면 뭐라도 팔고 그 돈으로 하라."
올 초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서 고위 관계자가 내린 지시다. 이 같은 지시는 수년 동안 재무적투자자를 대거 유치하는 식으로 몸집을 키워 왔던 SK그룹이 현재에는 자금 조달 여건이 만만치 않아졌다는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약속한 기한까지 기업공개에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상환 고민도 커지는 중이다. 결국 위기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수펙스 기조가 바뀐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관전포인트는 달라지고 있는 SK그룹의 M&A 행보다. 수펙스 기조가 바뀐 만큼 그룹 계열사들은 발빠르게 달라진 그룹의 M&A 기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SKC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유망 산업으로 재편한다는 방침 아래 신사업 투자에는 아끼지 않고 비주력 사업은 매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테스트 장비업체 ISC 경영권을 5225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자회사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며 또 다른 회사 SK피유코어 매각도 검토 중이다.
SKC는 추가 M&A를 검토하는 한편 추가 매각 작업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매각은 필름과 화학, 세정‧광학소재 사업부가 유력시되고 있는데 이러한 SKC의 M&A 행보는 최근 달라진 그룹 기조를 나타내주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포인트 둘…매각 성과 올리기 위한 계열사 경쟁심리 커질까
재계의 또 다른 관심포인트로는 매각 성과 올리기 위한 계열사들의 '경쟁심리'가 커질지에 대한 것이다. 현재 분위기로만 본다면 경쟁심리가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수펙스의 기조가 자연스럽게 사업을 쪼개고 파는 등 당장 현금이 오갈 수 있는 거래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실제 M&A 성과가 거의 없었던 SK텔레콤 등 경영진들의 그룹 내 입지가 이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회자되기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목을 받고 있는 계열사로는 SK가 있다. SK 그동안 미래 먹거리에 공격적인 투자를 벌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투자 신중론'을 펴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행보는 SK 역시 그룹의 달라진 M&A 기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SK그룹은 수년 동안 재무적투자자를 대거 유치하는 식으로 몸집을 키워 왔지만 현재에는 자금 조달 여건이 만만치 않아진 게 사실"이라며 "현재 재계에서는 매각 성과와 신규 투자를 위한 각 계열사 CEO들의 경쟁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