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설옥임 기자] 50억원대의 법인 자금을 빼돌린 회사의 실체가 드러났다. ‘청주비하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시행 대행을 수행한 우진디앤씨(대표 김동준)가 그곳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9일 익명의 제보자가 <팩트UP>에 제보한 내용을 토대로 취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당시 제보자는 “B씨는 청주비하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시행 대행을 수행한 A사 대표로 A사 지분 100%를 자신과 특수관계인 C씨에게 차명 보유하게 한 후 D조합장과 페이퍼컴퍼니인 E사 F 전 대표와 함께 법인 자금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대표는 차명 보유자인 C씨와 공모한 후 C씨의 배우자 명의로 50억 여원의 허위 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증서를 발급하고 C씨는 이 소비대차 계약을 근거로 금융권에 맡겨 둔 법인 자금에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서 50억 여원을 가로챘는데 이는 명백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할 것”고 강조했다.

◆시행대행사 대표‧대주주‧조합장 ‘3자 연합’

23일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우진디앤씨는 ‘청주비하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시행 대행을 수행한 업체로 서울 송파구에 소재하고 있다. 이곳의 김동준 대표는 우진디앤씨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J씨와 K조합장 등과 짜고 법인 자금을 빼돌렸다. 

이들의 작전은 치밀했다. 서청주파크자이아파트 신축 사업의 실질적인 시행사인 우진디앤씨는 도시개발사업의 형식을 취하기 위해 1인 조합인 ‘청주비하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을 설립하고 조합장으로 K씨를 앉혔다.

하지만 조합은 명목상일 뿐이었다. 시행 대행 업무계약을 체결한 것이 전부였다. 오히려 부지 매입과 인허가, 조합설립, 시공사 선정, 공사대금PF 대출, 분양 등의 제반 업무는 우진디앤씨가 모두 진행했다. 

우진디앤씨는 서청주파크자이아파트 신축과 관련해 공사비 등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도 순수하게 280억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렇게 해서 모은 수백억원의 수익금을 분양 대금 및 공사대금 PF를 신탁받은 ‘(주)하나자산신탁’사에 보관했다. 

◆공사 수익금 횡령…범죄 은닉 위해 배우자까지 동원

<팩트UP>은 취재 과정에서 이들이 상당히 치밀한 계획으로 법인 자금을 빼돌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우선 우진디앤씨의 지분을 차명으로 100% 소유하고 있던 J씨를 끌어들였다. 그리고 J씨의 배우자인 P씨와 50억원에 달하는 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증서를 발급했다. 물론 소비대차 계약은 허위였다.

<팩트UP>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대차 계약의 주된 내용은 “채권자 P씨는 2016년 8월 11일에 50억 여원을 채무자인 우진디앤씨를 말함에게 빌려줬고 채무자는 이를 차용했으며 2018년 9월 21일 일시불 변제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김 대표가 실제 자금을 빌린 사실은 없었다. 그럼에도 우진디앤씨가 P씨에게 자금을 빌렸다는 허위의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2018년 9월 H법무법인사무소에서 작성한 것이다. 

이들은 2019년 초반 이 허위 소비대차 계약을 근거로 하나자산신탁사에 수탁된 우진디앤씨의 자금 50억 여원에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서 재산상의 이익을 취했다. 반면 우진디앤씨에는 같은 금액의 손해가 발생했다. 명백한 업무상 배임 행위가 벌어진 것이다. 

한편 현재 이 사건은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에 따라 김 대표와 J씨, P씨, K조합장 등 관련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