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SK하이닉스, 정승일 전 한전 사장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반도체 성패 전력이 가른다”… 전력 정책 정통한 인사 고문으로 영입

[팩트UP=권소희 기자] 최고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하고 생산 일정까지 앞당기는 ‘속도전’에 나선 SK하이닉스가 전력 분야 최고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 주인공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다.

 

이 같은 소문이 나돌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관계와 함께 전력 분야 최고 전문가를 영입하는 SK하이닉스의 의도에 대한 궁금증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팩트UP>에서는 정 전 차관의 영입 여부와 SK하이닉스의 속내를 좇았다.

 

◆ “고문 영입으로 용인 팹 조기 가동 속도전”

 

업계와 <팩트UP> SK하이닉스가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고문으로 영입한 것은 맞다. 최근 한전 사장을 지낸 정승일 전 산업부 차관은 1965년생으로 33회 행시 통과 후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지냈다. 이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제21대 한전 사장을 역임했다.
 

 

재계에서는 신임 정 고문에 대해 정부와 공기업, 민간을 아우르는 전력 네트워크와 정책 이해도를 두루 갖춘 인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에너지자원실장, 차관, 한국가스공사 사장, 한국전력 사장 등을 거친 에너지 분야 정통관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정 고문의 이번 영입은 단순 자문을 넘어 중장기 전략 차원의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팹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전력이 상시로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초대형 반도체 증설 및 첨단 공정 도입으로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국내외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전력 문제가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발 메모리 투자 확대로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력 수급과 비용 관리 중요성을 고려한 결정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 “전력 안정성이 곧 생산 경쟁력”

 

사실 현재 SK하이닉스는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국내외 생산 거점의 전력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실제 지난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규제 및 정책 개선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곽 사장은 CES 2026 일정 당시 시간을 따로 내 한수원 부스를 방문해 에너지 기술에 대해 설명도 들었다. 그만큼 에너지와 전력이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정 고문이 이 같은 전력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중장기 전력 수급 전략과 정책 대응 전반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전력 전략을 경영 전면에 배치한 SK하이닉스의 행보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AI 반도체 경쟁은 이제 공정 미세화뿐 아니라 누가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게 그 이유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은 365일 24시간 무중단 가동이 전제되고 미세한 전력 품질 변동도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인사는 HBM를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투자 확대 속에서 전력 안정성이 곧 생산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증설로 전기요금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중장기 전력 수급 전략과 비용 관리가 핵심 경영 이슈로 부상했다”면서 “정 고문은 국내 전력 정책과 수급 구조를 꿰뚫는 ‘에너지 정통관료’로 꼽히는 만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