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테마] 기업들, 추석 앞두고 협력사와 상생...납품 대금 조기 지급

[팩트UP=이세라 기자]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며 상생에 나서고 있다.

 

먼저 SK그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 대금 약 3272억원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물품 대금 조기 지급에는 SK하이닉스(1210억원), SK텔레콤(1260억원), SK C&C(400억원), SK실트론(276억원), SK에코플랜트(94억원), SK케미칼(24억원), SK 머티리얼즈(8억원) 등 모두 7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해당 관계사들은 협력사 납품 대금을 애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추석 연휴 시작 전까지 모두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명절을 전후해 원자재 대금, 직원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협력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내수 경기 불황 장기화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어온 SK 협력사들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은 매년 설과 추석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돕기 위해 납품 대금을 선지급해 왔다.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도 각각 1676억원, 2116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한 바 있다. SK 각 관계사는 협력사들의 자금 운영 사정을 고려해, 평시에도 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실질적인 상생 효과가 나타나도록 노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관계사들은 이미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이벤트성으로 단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을 시스템화해 현행 하도급법 규정(물품 수령 후 60일 이내 지급)보다 훨씬 빠르게 정산하고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협력사 대금 지급 주기는 평균 7일로 나타났으며, SK가스도 물품 수령 후 10일 이내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소 협력사들을 돕기 위해 2020년부터 거래 대금 지급 횟수를 월 3회에서 4회로 늘린 바 있다.

 

한편, SK그룹은 추석을 전후해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약 137억원 상당을 구매 예정이다. 이 중 사업장 소재지 지역사회 지원 30억, 가정 밖 청소년 및 결식아동 지원 5억 등을 포함해 약 5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소외계층 지원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포스코는 9월 9일부터 9월 13일까지 총 5일간 지불 기준을 한시적으로 조정해 거래 대금을 매일 지불한다. 이번 조기지불 대금 규모는 약 2,000억원에 이른다.

 

설비자재 구매대금, 원료비, 공사비는 매주 두 차례 지급해오던 대금을 매일 지급하고, 매월 초 지급하는 협력사의 협력작업비도 해당 기간 내 3차례에 걸쳐 지불하는 방식으로 한시 조정된다. 이로 인해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행된 협력작업에 대한 비용이 최대 21일 앞당겨 처리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대금 조기지급이 철강 불황, 경기 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거래기업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LG그룹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납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온누리상품권 구매, 생필품 나눔 등을 통한 상생활동을 전개한다.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D&O 등 8개 계열사는 총 9,5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대금을 예정일보다 최대 14일 앞당겨 추석 연휴 전에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추석 명절을 맞아 원자재 대금,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협력 회사들이 안정적으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LG는 지난 설 명절에도 중소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1조 2,500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예정보다 앞당겨 지급한 바 있다.

 

LG 계열사들은 이와 별도로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 1조 2,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ESG펀드를 신설해 현재 총 3,0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며 경영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또, 2004년부터 신규 설비 및 자동화 설비를 투자해야 하는 협력사에는 매년 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무이자로 제공하며 협력사의 제조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LG이노텍은 1,40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면서 협력사의 자금 조달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LG화학은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위해 상생펀드와 ESG펀드를 각각 조성해 2,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50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투자지원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설비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자금에 대한 금리우대 등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 LG는 협력사가 필요한 자금을 제때 활용하고 사업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상생결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상생결제는 협력사가 만기일에 현금 지급을 보장받고, 결제일 전에도 대기업 신용도 수준의 낮은 금융비용으로 결제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1년 동안 LG 계열사가 집행한 상생결제 중 2차 이하 협력사에 전달된 금액은 약 1조 3,000억 원이다. 이는 국내에서 상생결제를 통해 2차 이하 중소 협력사들이 받은 총 금액인 약 3조 3,000억 원의 40%에 해당한다.

 

공정위가 발표한 ‘23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점검 결과'에 따르면, LG는 하도급대금의 84.76%를 10일 이내, 92.81%를 15일 이내 지급하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을 공시한 82개 기업집단 가운데 각각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LG 관계자는 “납품대금 조기지급뿐 아니라 상생결제시스템 확대 등 협력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상생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LG는 올해 추석 명절을 맞아 온누리상품권 약 150억 원어치를 구매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구매한 상품권은 국내 직원들에게 추석 연휴 전에 지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LG 계열사들은 지역 소외 이웃들에게 생활용품, 식료품 등 생필품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눌 계획이다.

 

 

 

삼성이 추석을 앞두고 협력회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임직원 온라인 장터를 운영한다. 내수 경기 활성화 지원 차원에서다. 삼성전자 등 12개 관계사가 참여해 회사별로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5일 앞당겨 지급한다.

 

삼성도 협력사 대상으로 8700억원의 물품 대금을 추석 연휴 이전에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물품 대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웰스토리, 제일기획 등 12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관계사들은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려 지급하고 있다. 협력사들이 계획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삼성은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상생 펀드 및 물대 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상생·물대 펀드 규모는 2010년 2조3000억원에서 시작해 현재 3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협력사들은 펀드를 활용해 시설투자, 연구개발(R&D)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협력사·중소기업 제조 환경 개선을 돕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도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3274건의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부터는 인공지능(AI)·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기존 스마트공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완화 등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임직원 대상으로 '추석 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고 관계사 자매마을 특산품,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생산 제품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내수 경기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장터에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등 17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사내게시판 등을 통한 사내 홍보도 적극 실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86곳도 추석 온라인 장터에 참여해 한우세트, 과일 등 12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장터는 각 회사별 사내게시판, 지역자치단체, 농협 등의 온라인 쇼핑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중소기업 임직원들에게 제품 판매 기회를 제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주고 있다.

 

매년 명절마다 전국 사업장에서 오프라인 직거래 장터를 열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2020년 추석부터 온라인 장터로 전환해 운영해왔다. 이번 추석에는 오프라인 장터도 일부 사업장에 추가 마련해 임직원 참여 확대를 유도한다.

 

삼성 임직원들은 올해 설, 지난해 추석 명절에 온라인 장터에서 65억원 상당의 상품을 구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