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부실 중계 논란 휩싸인 ′티빙′…인사 책임론으로 번질까

잇따른 중계 사고로 사실상 CJ그룹의 인사가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

[팩트UP=이세라 기자] 최근 티빙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티빙의 부실한 중계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프로야구에 야심차게 베팅하며 반등을 노렸다가 역효과를 맞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CJ그룹의 인사가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티빙 모기업인 CJ ENM은 지난 해6월 최주희 전 트렌비 비즈니스 총괄 대표를 티빙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최 대표 선임 이후 첫 대형 프로젝트가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따낸 것이다.

 

◆ 포인트 하나…브랜드 이미지에 타격 입을까

 

하지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지난달 24일 프로야구 롯데와 SSG 경기를 중계하던 중 9회말 동점 상황에서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사고로 티빙은 ″송출 시스템 조작 실수로 약 1분여 가량 중계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티빙은 최 대표 취임 이후 새로운 비전과 사업기조 하에 쇄신을 단행했고 대부분의 기존 리더들이 차례 차례 물갈이 됐으며 콘텐츠, 마케팅, 서비스 기획⸱개발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핵심 인력들이 줄퇴사한 뒤 그 자리를 채운 건 대부분 콘텐츠업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 혹은 새 대표의 측근″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마케팅 전문가인 최주희 대표가 콘텐츠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면서 ″일각에서는 최 대표의 자질론도 부상하는 모습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포인트 둘…모기업 대표 책임론 불거질까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 같은 티빙 악재가 구창근 CJ ENM 대표에 대한 책임론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CJ ENM 엔터 대표로 합류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일례로 영화사업에서는 2022년 9월 <공조2: 인터내셔널>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 없을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문>이나 <외계+인> 등 대작 영화들이 큰 실패를 거두면서 영화사업 철수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티빙이 CJ ENM의 실적 개선을 위한 핵심 열쇠로 손꼽히고 있지만 티빙 실적 개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재현 회장이 구창근 대표를 신임한 것이 악재로 돌아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2월 임원인사를 통해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CJ제일제당 대표로,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를 CJ대한통운 대표로 선임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통상 재계 임원인사가 11~12월에 마무리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CJ그룹의 임원인사는 크게 늦은 셈″이라며 ″재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오랜 고민 끝에 쇄신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