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삼성전기[009150]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삼성전기가 창사 61년만에 처음으로 노조를 결성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과거 노조를 허용하지 않던 삼성그룹에서 계열사의 노조 설립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기 내에서 노조 설립을 위해 조합원을 모집에 있다는 얘기도 회자되고 있다. 그러면서 상급단체를 둘지, 단독노조를 결성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팩트UP>에서는 삼성전기의 움직임을 따라가 봤다.
◆ ″창사 61년 만에 첫 노조 결성″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다. 현재 삼성전기 존중노동조합(가칭)은 수원, 세종, 부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와 직급에 관계없이 조합원을 모집 중에 있다.
삼성전기 존중노동조합의 목표는 설 연휴 전 노조 설립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만일 노조 설립이 이뤄진다면 삼성전기 창사 이래 첫 노조가 결성되는 셈이다. ′삼성전기′ 간판을 건지 61년 만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노조 설립 움직임은 계속 포착되고 있다. 일단 삼성전기 존중노동조합은 다음 주 고용노동부에 ′노동 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달 말 출범을 알릴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삼성 그룹 내 계열사 통합 노조인 ′초기업 노조′ 출범 미팅에 참석해 초기업 노조 합류 의사도 밝힐 계획이다. 만약 삼성전기까지 가세한다면 노조 규모는 상당히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팩트UP> 취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출범 예정인 ′초기업 노조′의 규모는 1만3000여명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당 노조에는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 노조 다수가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 ″초기업 노조 합류 의사도 밝힐 예정″
그러면 새롭게 출범할 삼성전기 노조는 어떤 모양새를 갖출까.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노조는 상급단체 없이 단독 노조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재 삼성전기 내부 일각에서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을 두고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직원들의 반발을 부른 것은 최근 삼성전기가 OPI를 연봉의 1~2%로 공지하면서부터다. 이를 접한 일부직원들이 지난 2022년 1조10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당시 18%를 받았는데 지난해 영업이익이 6000억원(추정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지한 OPI는 너무 크게 줄인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의 잇따른 노조 설립은 삼성의 노사 관계 개선의 연장선상″이라며 ″삼성전기 직원들은 지난 1993년 노조 설립을 추진했다가 무산됐고 2021년 4월에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노조 설립에 관한 사항을 논의했으나 본격 추진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노조 설립이 성공했을 경우 3수만에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 그룹 내 계열사 통합 노조인 ′초기업 노조′가 출범한 가운데 삼성전기까지 가세한다면 규모는 상당히 커질 것″이라면서 ″특히 계열사 통합 노조 설립으로 임직원 처우 개선 등의 목소리가 더 힘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