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개발 나선 원통형 배터리 개발 나선 ′SK온′…연착륙 가능할까(?)

대전 중앙연구소 내 TF 구성…각형 배터리 개발 주도 인력 상당수 이동

[팩트UP=이세라 기자] 배터리업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서로 다른 제품형태(폼팩터)를 앞세워 기술경쟁이 한창이다. 이 같은 현상은 완성차 업체의 수요에 발맞춰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K-배터리 3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것은 SK온의 행보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국내 K-배터리 3사 중 삼성SDI는 각형과 원통형을 선택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과 원통형을, SK온은 기존 파우치형에 각형을 더했다. 그런데 얼마 전 SK온이 테슬라가 주도하는 468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서면서 업계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 포인트 하나…폼팩터 다양화로 경쟁력 높일까

 

사실 K-배터리 3사가 폼팩터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같은 NCM(니켈코발트망간)·LFP(리튬인산철) 배터리라도 어떤 폼팩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밀도, 생산비용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있다. 


때문에 SK온이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선 것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대전 중앙연구소 내에 테스크포스팀(TF)을 구성하고 각형 배터리 개발을 주도했던 인력들도 상당수 이동했다.
 

 

이번에 새로 구성된 조직은 이승노 선행공정개발 부사장이 주도하고 미래 장비TF 조직이 뒷받침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내년 1월 연구실 수준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고 이르면 상반기 내에 양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SK온이 폼팩터 다양화로 경쟁력 높일 수 있을까 하는데 로 쏠리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로는 후발주자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GM은 삼성SDI와 합작사를 설립하며 원통형 배터리를 신규 전기차에 탑재하고 BMW와 볼보도 각형과 함께 원통형 배터리 채용을 결정했다″며 ″SK온이 4680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 이유는 전기차 업체들의 기류가 각형‧원통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포인트 둘…연착륙 시기는 언제(?)

 

폼팩터 다양화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까라는 관심과 함께 또 다른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SK온이 연착륙시킬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일까 하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SK온이 4680 배터리를 개발해도 고객사 확보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오는 2026년 고객사 공급이 최선의 시나리오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협력사와의 공조가 관건이라는데 있다. 배터리업계 전문가들에게 따르면 원통형 배터리는 오래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후방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고 특히 4680 배터리의 등장으로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과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배터리업계 한 전문가는 ″핵심 장비를 만드는 기업은 테슬라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먼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때문에 뒤늦게 뛰어든 SK온 입장에서는 이들 협력사와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는 이어 ″그 이유는 기술유출 우려와 함께 후발주자와 손잡았다는 이유로 눈밖에 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SK온이 중국 배터리 장비 기업 ′리드차이나′와 접점을 늘렸던 이유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