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최용현 연구원] 11월 29일 한국경제 기사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위한 MOU를 내달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는 합병을 통해 CJ ENM이 합병법인 최대 주주, SK스퀘어가 2대 주주에 오르는 구조이며 CJ ENM이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합병이 제기되는 이유는 각 기업의 재무 우려, OTT 시장 점유율 확대, 콘텐츠 시너지 기대 등이 있다. 티빙⸱웨이브의 2022년 기준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는 각각 1433억원과 -900억원이고 기말 현금은 각각 1030억원과 459억원이다.
◆ ″합병 시 드라마 및 예능 장르 압도적 사업자 될 수 있다″
2023년에도 분기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어 재무 상황이 악화되었을 것이다. 2023년 유상증자 250억원 실시한 웨이브는 투자자금 2000억원 만기가 2024년 11월 도래한다.
국내 OTT 시장에서 티빙과 웨이브는 10월 MAU 기준 각각 3위와 4위 업체이고 구독자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합병을 통해 가입자 이탈이 없다면 OTT 시장 점유율은 넷플릭스와 근접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콘텐츠 측면에서 티빙과 웨이브는 모두 국내 드라마 및 예능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콘텐츠 성격이 유사하며 따라서 합병 시 드라마 및 예능 장르에서 압도적 사업자가 될 수 있다.
합병 후 법인 재무 효과에 대해서는 이용자 증가와 콘텐츠 비용 축소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티빙과 웨이브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외부 데이터에 따르면 510만명, 423만명 (vs. 넷플릭스 1,138만명)이다.
합병 후 단순 합산으로 933만명인데 티빙과 웨이브 모두 결합형 상품을 통한 구독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합병 후 가입자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다만 중복 가입자 수, 일부 가입자 이탈을 고려하면 단순 합산보다 낮은 수준으로 계산할 필요는 있다.
◆ ″합병하게 OTT 수익성 강화 계기로 작용할 것″
2022년 기준 티빙과 웨이브의 연간 영업비용은 각각 3667억원과 2883억원이다. 그 중 콘텐츠 투자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영업비용의 70%대 수준이고 각각 2000억원대 중후반 수준이다.
콘텐츠 투자 비용은 합병 이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두 기업의 연간 영업손실은 각각 1200억원대이므로 합병 후 콘텐츠 투자 금액을 줄인다면 영업이익 흑자 달성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
다만 선투자되는 미디어 제작 특성상 단기적으로 콘텐츠 비용 절감이 손익에 바로 나타나기는 어렵다. 또한 각 기업의 전체 비용에서 30%를 차지하는 콘텐츠 외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합병 비율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티빙의 이용자 수가 웨이브보다 많고 최근 투자 유치 시 기업 가치를 고려할 때 티빙의 기업 가치가 웨이브 기업 가치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 합병 시 예상되는 CJ ENM의 지분율은 20%대로 추정되는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를 40% 이상 보유해야 하므로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합병을 하게 된다면 OTT 수익성이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CJ ENM은 연결로 합병 기업을 인식하고 그 외 투자 기업은 지분법으로 인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제작 시장에는 콘텐츠 투자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긍정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