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미래에셋증권 내부 분위기가 냉랭한 모습이다. 회사측이 전 자산관리(WM) 영업점을 대상으로 연말 감사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마치 회사 내부에서는 ′살얼음판′을 연상하게 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안팎에서는 이번 감사가 영업점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함으로써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자는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이면에는 올해 증권업계에 불건전 영업 관행 등 논란이 연이어 불거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와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이 깔려 있다.
◆포인트 하나…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될까
금융투자업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전 자산관리 영업점을 대상으로 연말 감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에 따라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어수선하고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감사에 대해 임직원들이 긴장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매년 진행되는 정규 감사지만 연초가 아닌 연말에 단행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달 초 자산관리 지점장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말께 발표될 예정인 지점 팀장급 인사를 앞두고 있어 술렁이는 지점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 내 직원들의 긴강감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일부 직원은 그동안 문제 없이 업무를 했더라도 혹시라도 놓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가 하면 스케줄상 아직 진행되지 않은 지점 직원들은 긴장감 속에 감사를 대비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연초가 아닌 연말에 기습적으로 감사를 단행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높이기 충분한데 연말에는 인사이동이나 지점 발령으로 어수선해 상시 감사는 보통 연초에 진행되기 때문″이라며 ″이번 감사를 통해 내부통제 시스템이 강화될지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인트 둘… 철저한 리스크 관리 구축될까
사실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유독 강도 높은 지점 감사를 진행하는 것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지난달 발생한 미래에셋증권 전 프라이빗뱅커(PB)의 700억원대 횡령⸱사기 사건이 그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계기로 이번에는 아무래도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는 당국의 움직임 등을 고려했고 그만큼 철저히 하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기습 감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래에셋증권 전 PB의 700억원대 횡령⸱사기 사건은 지난달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이 직원은 한 벤처캐피털 기업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면서 펀드 수익을 낸 것처럼 조작해 734억원을 편취하고 손실을 숨기기 위해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주식을 매매했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로 그를 구속 기소했다.
문제는 PB의 횡령⸱사기 사건을 미래에셋증권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회사측이 사건을 인지한 것은 피해자 측에서 300억원대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후폭풍은 컸다. 미래에셋증권은 뒤늦게 금융당국에 사건 내용을 알렸고 때문에 올해 국감에서는 금융사고 보고 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리고 금융당국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연말 인사철을 앞둔 시점에서 영업점 기습 감사에 나선 것은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움직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의던 타의던 자체적으로 강도 높은 감사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나선 만큼 이번 감사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는지가 관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