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수익 악화 늪′에 빠진 이마트가 최근 초강수를 뒀다. 이마트의 온라인 부문 등 신사업을 이끌었던 강희석 대표를 임기 2년 넘게 남겨둔 채 자리에서 물리는 대신 한채양 조선호텔앤드리조트 대표에게 이마트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이 같은 결정 배경과 함께 향후 이마트 실적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강희석 전 대표 측근 임원들의 거취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임 한 대표가 이들을 중용할지, 아니면 내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포인트 하나… 강희석 전 대표 측근 임원들 살아남을까
업계에서는 강희석 전 대표가 상당한 임기를 남기고도 이마트 지휘봉을 반납(?)한 것은 수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에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 결정한 신상필벌(信賞必罰)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실 이마트의 부진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총매출액 8조489억원, 영업이익 38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46%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의 경우 4분기에도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로 지난 2019년 이후 4년만에 상반기 매출이 역신장했고 수익성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정비 증가 등으로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꼽히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이마트의 전략기획 담당 인사들에 대한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한동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던 그룹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확장보다는 현상 유지나 관리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기다는 분석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 안팎에서는 실제로 대부분 담당 인력들이 오랜 기간 손을 놓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측근인 강희석 대표와 계속 함께 하길 원했지만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인사를 결단했다는 후문″이라고 귀띔했다.
◆포인트 둘… 한채영 대표 ′추가 인사권′ 행사할까
업계 안팎에서는 임기가 남아 있는 강 전 대표도 인사가 임박해서야 내용을 알았을 정도로 이번 인사는 전격적이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바통을 이어받은 한채영 대표의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사실 이명희 회장은 주로 그룹 사장단에 주목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회장의 복심이자 이마트 대표로 낙점된 한 대표가 향후 임원단에 추가 인사권을 행사할지 주목된다는 얘기다.
이처럼 업계 안팎의 시선이 모아지면서 아직 남아 있는 인사들은 일련의 책임론에서 자유롭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는 다음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과거 신세계그룹의 투자활동은 전략실이 주도했다″며 ″정용진 부회장이 실권을 잡고 강희석 대표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강 대표가 영입한 외부 임원들이 지마켓, 쉐이퍼빈야드 등 중요 거래를 주로 이끌었다″면서 ″일부 인사는 부진한 투자 성과가 점점 가시화하는 상황에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며 자신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대표는 1965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했으며 그룹 안팎에서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략실에서 기획·경영·관리 업무를 맡았고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2016년 다시 전략실로 돌아와 재무최고책임자(CFO)를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맡아 4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이 회사를 지난해 기준 222억원의 연간 흑자로 돌려놓으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