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테마] "방만 경영실태 적발된 하베스트 법인, 헐값 매각 자초하나"

한국석유공사 캐나다 법인인 하베스트 社에서 경영상 심각한 부적절 행위 적발…파문 일파만파

[팩트UP=설옥임 기자]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법인인 하베스트 社에서 경영상 심각한 부적절 행위가 적발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경만 의원(더불어민주당 · 비례대표) 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입수한 ‘2022 년도 해외사업 경영개선실태 특정감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BlackGold 4D 탄성파 자료 해석업무 미이행, 시추 후 분석업무 소홀, 생산설비사고 관련 보고 및 조사 미흡, 차입금 만기 대응방안 수립 등 자구노력 미흡, 포트폴리오 관리 및 자산가치 제고노력 미흡 등 총 12건의 지적사항이 드러났다.

 

한국석유공사의 자회사인 캐나다 하베스트는 2009 년 이명박 시절 ‘자원 외교’ 차원에서 석유공사가 인수한 법인이다. 석유공사는 4 억 8000 만달러 (CAD) 를 들여 하베스트를 인수했다.

 

그러나 하베스트는 2009 년 이후 13 년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하베스트의 부채는 2022 년 기준 3 조 1000 억원으로 2019 년과 2022 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베스트 등 주요 해외사업의 부실로 인해 석유공사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기준 부채는 19 조 7951 억원으로 모든 자산을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석유공사는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실 자산을 처분하는 중이다. 하베스트의 경우 석유공사가 지난해 5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지만, 17개월이 지난 지금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베스트의 방만 경영행태가 대거 적발된 것이다.

 

김경만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매각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제값 받으려면, 하베스트 차원에서 부채 절감과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기울이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하며, 석유공사 자체감사에서 적발된 하베스트의 방만 경영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뼈를 깎는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하베스트 법인 경영이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하베스트는 인수할 때도 ‘부실 인수’ 논란으로 참 말이 많았는데 매각할 때도 ‘헐값 매각’으로 비난받으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김동섭 사장을 질타했다.

 

또한 김 의원은 “석유공사가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징계 등이 아닌 ‘부서주의’ 수준의 가벼운 조치를 취했다. 이런 온정주의가 결국은 석유공사의 재무 정상화 노력을 방해하는 것 ”이라며 하베스트의 방만 경영 행위에 대한 석유공사의 사후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런 행태가 매각협상에서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며 “하베스트 매각이 헐값 매각이라는 비난 듣지 않도록 석유공사차원에서 해외자산 관리에 보다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한국석유공사 김동섭 사장은 “하베스트 매각에 있어 헐값 매각되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으며, 본사차원에서도 해외자산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