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건설업계에 이상한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등 대기업이 주축인 한국주택협회에 그동안 소속되어 있던 건설사들이 속속 대한주택건설협회로 소속을 변경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5월 도급 순위 14위 대방건설이 소속을 한국주택협회에서 대한주택건설협회로 변경했다. 이에 앞서 호반건설과 동양건설산업 등 도급순위 상위 업체가 한국주택협회를 탈퇴한 바 있다.
◆포인트 하나…한국주택협회 ‘건설사 연회비’ 하향 조정할까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이상 기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현재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연회비 문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협회의 연회비는 통상 ‘분양면적×150원’이다. 따라서 그 해 분양이 많으면 연 1억원이 넘는 회원비를 내야 한다. 반면에 대한주택건설협회의 연회비는 100만원대 수준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이처럼 낮은 연회비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회원사 규모가 한국주택협회 회원사보다 월등히 많다는 게 그것이다. 이에 따라 원가 절감에 극도로 민감한 업체일수록 연회비마저 아끼려 하자 대한주택건설협회로 몰려들고 있는 셈이다.
실제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주택협회 회원사는 자본금 100억원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모두 합쳐봐야 62개에 불과하다. 반면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는 9783개에 달한다.
뿐만 아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의 경우 특히 건설경기가 좋았던 지난 2021년에는 9926개, 지난해에는 1만49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주택협회가 회원사 이탈을 막기 위해 연회비를 줄일지 지켜볼 일이다.
◆포인트 둘…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급증할까
업계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가 이탈하고 있는 한국주택협회 회원사들을 흡수하면서 회원사 규모를 크게 늘릴지 여부다. 업계 일각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그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대형사 위주인 한국주택협회는 의사결정도 대형사 중심으로 이뤄지는 반면 대한주택건설협회는 회원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한주택건설협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정원주 회장이 있다. 그동안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중견‧중소건설사 대표가 맡았지만 재계 서열 20위인 중흥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취임하면서 무게감이 달라졌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한국주택협회에 소속된 중견기업 회원사가 상대적으로 비싼 연회비에 비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협회에 대한 불만과 함께 회원사로 남을 요인이 줄어들어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따라서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들이 늘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