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이세라 기자] 올해 보험부채를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IFRS17(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이 시행되면서 보험업계를 바라보는 대기업 경영진들의 시선이 그리 좋지 않은 모양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들 경영진이 ‘실체도 없는 허상뿐인 실적’이라고 폄하하면서 그룹 보험사가 내놓고 있는 실적은 눈엣가시라고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고 IFRS17 시행에 따른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포인트 하나…제도 도입의 과도기가 만들어낸 신기루일까
올해 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는 추세다. 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조1600억원 늘어난 5조23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 순익 총합이 9조1801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만에 지난해 순익의 절반 가량을 뛰어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그룹 보험사들은 적게는 수천억 원, 많게는 조 단위 연간 순이익을 벌어오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기업 경영진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그동안 그룹 보험사들은 매년 보험영업 적자를 핑계를 삼어 왔던 탓이다. 때문에 돈을 벌어오겠다고 자신하는 게 마냥 믿음직스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조업을 비롯한 비금융 기반의 대기업 내부에서는 보험 자회사가 내놓는 숫자를 꽤 불편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 자회사가 내놓는 숫자는 실체 없는 허상 또는 제도 도입의 과도기가 만들어낸 신기루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새로 도입된 회계제도에 따른 효과 등이 반영되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IFRS17의 핵심이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IFRS17 시행으로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보험기간 전체로 안분한 미래보험 손익을 계약자서비스마진(CSM)이라고 하는 이익항목으로 반영하게 된다. 따라서 그룹 보험사들이 실제 천문학적 돈을 벌어들일지가 관심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포인트 둘…IFRS17로 인한 숫자 경영진들이 인정할까
보험사들이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새로 도입된 회계제도에 따른 효과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IFRS17이 도입되며 당초 예상과 달리 재무제표는 더 견실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비금융권 경영진들 사이에서는 IFRS17로 인한 숫자를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얼마 전 발표된 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두고 착시 논란이 확산하자 이러한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 그동안 일반적으로 최고경영자들은 연간 목표실적 달성 여부는 물론 그룹 내 성과 차이에 따라 절대평가와 상대평가가 진행됐다. 하지만 경영실적으로 따라 고가를 평가받는 이른바‘C 레벨’에게 보험사의 이 같은 실적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FRS17로 인한 숫자 경영진들이 인정하려면 보험사들이 말뿐이 아닌 실제 실적을 견인해야만 한다. 따라서 2분기 보험사들이 역대급 최고 실적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인가가 또 다른 관전포인트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