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지난달 중순부터 한익스프레스에 대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조사4국은 사주나 법인의 비자금 조성 및 탈루 혐의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로 ‘저승사자’로 통한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소문이 나돌면서 이번 세무조사는 ‘한화家’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면 이 같은 관측은 왜 나온 것일까.
▲5월 13일 특별세무조사를 단행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한익스프레스에 대해 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를 단행한 것은 지난 5월 13일이다. 이날 조사4국은 서울시 서초구 한익스프레스 본사와 경기도 화성시 본점에 파견해 세무·회계 자료들을 쓸어왔다. 이들 자료는 세무조사를 필요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이번 세무조사는 한화그룹이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사익을 편취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에 따라 진행됐다. 반면 한익스프레스는 이번 세무조사의 경우 정기적인 세무조사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익스프레스는 지난 1979년 5월 한화 소속 계열사로 설립된 회사다. 하지만 1989년 최대주주였던 한화가 보유주식(33.3%)을 전량 매각하면서 그룹에서 계열 분리시켜 한화와는 연관관계가 없었다.
그런데 왜 ‘한화家’가 거론되는 것일까. <팩트UP>에서는 취재 과정을 통해 그 고리를 찾아냈다. 보유주식 전량 매각 한 지 20년이 지난 2009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와 김씨의 차남 이석환 현 대표가 김승연 회장의 개인 회사인 ㈜태경화성으로부터 장외 매입을 통해 한익스프레스 지분 과반을 확보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4월 김영혜씨는 자신의 지분 전량을 후대에 증여했다. 공시에 따르면 김영혜씨는 이 대표에게 한익스프레스 지분 과반인 18.4%를, 며느리와 손녀들에게 1.6% 등 총 20%를 증여했다. 또한 김영혜씨의 남편인 이재헌 전 대표(이석환 대표의 부친)도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내면서 회사에서 손을 뗐다. 사실상 경영 승계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한익스프레스는 김승연 회장 누나 회사
<팩트UP>에서는 한익스프레스의 이번 세무조사가 한화그룹이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사익을 편취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에 의한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취재에 따르면 이번 한익스프레스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조사와 연관성이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72억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이 일로 한화솔루션은 검찰에 고발을 당했다.
업계와 공정위에 따르면, 1999년 한화솔루션은 기존에 거래하던 다른 운송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운송사를 한익스프레스로 일원화했고 이후 830억원 규모의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 전량을 한익스프레스에 몰아줬다. 이는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87억원의 운송비를 지급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화솔루션은 부당지원 행위를 통해 10년 동안 한익스프레스에 178억원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대리점을 통해 수요처와 거래하는 경우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운송거래단계에 추가해 통행세를 수취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한편 한화솔루션과 한익스프레스는 이에 반발해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한 공판 결과는 오는 6월 판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