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지난 5월 부당근로 착취 논란에 휩싸였던 동성제약이 또 다시 주말에 임직원들을 동원한다는 소문이 제약업계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 주말 봉사 행사에 임직원들을 강제적(?)으로 참여시킨다는 게 소문의 핵심 골자다.
업계에서는 만일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일 경우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칫 내부 반발을 일으킬 수도 있고 부당근로 착취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어서다. <팩트UP>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봤다.
◆ ″주말 봉사 행사에 임직원 강제 동원(?)″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동성제약이 주말 봉사 행사에 임직원을 동원하는 것은 맞다. 다만 회사 측은 강제성 없는 봉사활동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반면 임직원들은 불참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동성제약이 주말 봉사 행사에 공지를 올린 것은 지난달 27일이다. 이날 회사 측은 회사 그룹웨어(내부 전산망)에 서울 도봉구 내 기초수급자 독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염색 봉사활동인 ′세븐에이트데이′에 대한 공지를 띄웠다. 세븐에이트는 동성제약의 염모제다.

공지에 따르면 행사 날짜는 7월 6일(토요일)이다. 이날 참석해야 하는 동성제약 임직원은 모두 84명이다. 이들은 도봉구청 복지정책과 23명과 함께 행사 당일 입장 안내는 물론 염색 시술, 샴푸 등의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동성제약은 공지를 통해 본사 내근직 인원으로 행사를 진행한다면서 가능한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참석하는 임직원들에게는 주말 근로 수당 지급 대신 대체 휴무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전날인 5일부터 임직원들이 동원된다″며 ″특히 행사 진행에 동원되는 임직원들은 서울 도봉구청 2층 대강당으로 오전 8시 30분까지 도착해야 한다고 하는데 지방 공장에서도 인력이 동원돼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전날 올라오거나 새벽부터 움직여야 집결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성제약은 지난 5월 회사 행사에 임직원들을 강제 동원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여론에 노출된 적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또 다시 임직원들을 주말 행사에 참여시키는 것은 강제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불참 시 불이익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
실제 동성제약은 지난 5월 열린 ′2024 동성제약 도봉 마라톤대회′에 임직원들의 행사 참여 여부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말 근무에 배치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업계 안팎의 시선을 끌었다.
당시 해당 행사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주말 수당 대신 보상 휴가를 지급받았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지방 공장에서도 인력이 동원돼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전날 올라오거나 새벽부터 움직여야 집결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 같은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동성제약 직원들과 업계 일각에서는 ′회사의 소통 부족′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컨대 지난 5월 한 차례 홍역(?)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임직원들을 행사에 참여시키는 것은 자칫 직원들을 무시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 일부 임직원들은 회사가 자율 참석이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행사 불참할 때 되돌아올 수 있는 불이익을 걱정하고 있다. 회사가 의무 참여를 공지했는데 거부해도 불이익이 없을지 걱정된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동성제약이 잇따라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보면서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게 회사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아무리 좋은 취지의 봉사활동이라도 내부 반발을 일으킨다면 그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의 봉사활동들을 보면 평일에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고 주말에 진행할 경우 보상을 충분하게 하고 있다″며 ″하지만 동성제약의 봉사활동은 주말에 열리고 있어 직원들을 반발을 일으키는 이유로 꼽힐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