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DL이앤씨, 주택사업에서 힘을 빼고 있다고(?)

지방⸱수도권 신규 주택 수주 사업 완전 접은 상태…′탈 주택′ 움직임 가속화 중

[팩트UP=권소희 기자] 건설업계에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주택사업에서 힘을 빼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같은 소문은 최근 DL이앤씨가 서울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사업 입찰을 포기하면서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해당지역은 위치가 뛰어나고 사업성이 좋은 곳이다. 게다가 DL이앤씨가 오랫동안 물밑작업을 진행해 수의계약이 점쳐지던 사업지다. 그러다보니 DL이앤씨의 경영 기조가 완전히 돌아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팩트UP>에서는  DL이앤씨가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 ″서울 강남 3구 등 핵심 사업지에서 입찰 포기″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주택사업에서 완전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택사업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 회사가 그동안 주택 사업 비중이 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오해를 사기 좋은 행보다. 


사실 소문은 DL이앤씨가 서울 강남 3구 등 핵심 사업지에서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에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DL이앤씨가 사실상 주택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현재 DL이앤씨는 지방이나 수도권 신규 주택 수주 사업을 완전히 접은 상태다. 그런데 서울 삼환가락을 비롯해 용산구 한강변에 있는 용산산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 등 핵심 사업지에서도 줄줄이 입찰을 포기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DL이앤씨는 선별 수주를 명목으로 신규 주택 수주를 대폭 줄인 것은 사실이고 주택부문에 대한 구조조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영업이익이 줄어들긴 했으나 주택 사업을 축소해가면서 인건비를 줄일 정도로 사정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행보가 의아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DL이앤씨는 건설업계에서 현금 보유고가 가장 많아 재무구조가 탄탄하기로 유명한 건설사″라면서 ″시공능력 평가 10위권 내에서 HDC현대산업개발다음으로 흑자 폭이 클 정도로 건설업이 침체하는 가운데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무게 중심을 옮기는 토목⸱석유화학 눈길″

 

현재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DL이앤씨의 이 같은 행보를 보며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가장 좋은 입지로 꼽히는 ′한남5구역′ 수주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한남5구역은 한강·강변북로에 가장 가까워 조망권 확보와 차량 이동에 유리하고 비교적 평평한 지대와 높은 일반분양 비율 등으로 한남뉴타운 중에서도 사업성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소문과는 거리가 있다. DL이앤씨는 한남5구역을 수주하기 위해 간담회 전부터 공을 들였고 1군 건설사 중 유일하게 명백한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업계 일가에서는 DL이앤씨의 단독 입찰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DL이앤씨의 경우 서영재 대표이사 취임 이후 ′탈(脫) 주택′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주택사업 대신 돈이 되는 토목⸱석유화학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추세″라며 ″토목 사업에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이 보장된 교통 인프라 및ESG 정책에 부합하는 하수 현대화, 바이오 가스 등 친환경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DL이앤씨는 SMR·CCUS를 주력으로 친환경 사업군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재작년에 SMR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 회사는 이후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가 발행한 2000만 달러(약 250억원)의 전환사채를 인수했고 최근 사우디 해수담수청과 담수화 플랜트 협약을 맺는 등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SMR·CCUS·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을 안착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