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현재 가전업계 안팎에서 판매가격 1억원이 훌쩍 넘어 프리미엄 TV 중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LG전자의 ′롤러블 TV′에 대한 단종설이 나돌고 있다. 화면을 돌돌 말았다 펼치는 ′시그니처 올레드R′은 지난 2019년 1월 CES 2019에서 ′최고TV′로 선정된 제품이다.
특히 이듬해인 2020년 10월 국내에 첫 출시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 공식 행사에만 6번 등장하며 관심을 끌은 바 있다. LG전자 명장이 생산부터 품질 검사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할 정도로 철저히 VVIP 고객을 겨냥했던 이 제품이 정말 단종되는 것일까. <팩트UP>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봤다.
◆ ″프리미엄 TV로서의 수명 다했다″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LG전자의 ′시그니처 올레드R′은 단종된 것이 맞다. LG전자 측은 단종설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 제품 개발에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LG전자에 따르면 향후 ′시그니처 올레드R′에 대한 신제품을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23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판매를 중단시켰다. 뿐만 아니다. 생산라인을 다른 TV 생산 라인으로 대체했다.
예컨대 생산을 맡던 구미 사업장의 전용라인을 다른 TV 생산라인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현대 서울 등 일부 LG전자 베스트샵에 남아 있던 제품들 역시 모두 수거 완료시켰다. 그럼으로써 ′시그니처 올레드R′은 프리미엄 TV로서의 수명을 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9년 CES에서 선보인 ′시그니처 올레드R′은 65인치 OLED 패널을 베이스 안으로 말아 넣을 수 있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면서 ″풀 뷰, 라인 뷰, 제로 뷰 등 세 가지 시청 옵션을 제공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시청 경험을 선사했다″고 회고했다.
관계자는 이어 ″혁신적인 디자인과 다채로운 시청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1억원이라는 고가격과 한정된 활용성으로 인해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면서 ″출시 5년 만에 프리미엄 TV로서의 수명을 다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 ″비싼 가격과 한정된 활용성이 발목 잡았다″
그러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시그니처 올레드R′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1억원이라는 고가격과 한정된 활용성으로 인해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1억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됐다. 초기 화려했던 롤러블 TV는 예상과 달리 시장 반응이 부진했고 이로 인해 실제 판매로 이어진 것은 소량에 불과했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 제품은 예술 작품 전시나 프리미엄 마케팅 활용에 그쳤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북미·유럽 등 세계 시장을 노크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과 65인치(대각선 길이 약 163㎝) 단일 규격만 제공하는 제약으로 인해 VVIP층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1억원에 달하는 가격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됐고 실제 활용 범위는 예술 작품 전시나 프리미엄 마케팅 등에 국한됐다″면서 ″비싼 가격과 65인치 단일 모델로 크면 클수록 좋다는 뜻의 ′거거익선(巨巨益善)′ 트렌드에 부합하지 못한 약점이 대중화에 발목을 잡혔다″고 평가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 70인치대 이상 크기의 TV를 보유한 VVIP 고객이 롤러블 기능을 이유로 굳이 더 작은 TV를 구매하는 것에 메리트가 없었다″며 ″결국 1억원이라는 높은 가격뿐 아니라 TV 대형화 추세에 65인치 단일 규격만 제공했다는 점은 VVIP 공략에 실패한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LG전자는 CES 2024에서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였고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그러면서 기존에 출시된 무선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과 함께 프리미엄 TV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