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코오롱그룹, 투자활동 중단에 나섰다고(?)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분야의 중소기업 투자 추진하다가 철회 후 소문 솔솔 

[팩트UP=권소희 기자] 최근 재계에서는 코오롱그룹의 행보에 대한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8년 경영 은퇴를 선언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장남 이규호 전략 부문 부회장이 책임경영에 나선 가운데 투자활동 중단에 나섰다는 게 소문의 핵심이다. 


코오롱 4세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내이사에 이름 올리고 있던 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코오롱그룹 주력 3사이도 사내이사에 이름을 등재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중단 소문이 재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진실 여부와 그 배경에 대해 따라가 봤다.

 

◆ ″보수적 자금 운용 차원(?)″

 

재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투자를 중단했다는 것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다만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는 모습은 포착되고 있다. 


최근 돌고 있는 소문의 배경으로는 코오롱그룹이 근래 전략적투자자 지위로 반도체 분야의 중소기업 투자를 추진했으나 이를 철회한 것이 꼽히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이 같은 결정에 재계 일각에서는 그룹의 건설 자회사인 코오롱글로벌의 부동산PF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로 그룹 차원의 투자 행위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코오롱그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계열사 지원 등 재무적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 운용 기조를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실제 코오롱그룹의 투자활동은 줄어드는 추세로 지난해 코오롱그룹의 투자로 인한 현금 유출액은 2022년보다 약 900억원이 줄었다″며 ″업계에서는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의 투자활동이 주춤한 것을 두고 재무 부담을 추가로 늘리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활발한 투자활동 재개 시간 걸릴 듯″

 

그러면 실제 코오롱그룹은  재무 부담을 추가로 늘리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투자활동을 줄이고 있는 것일까.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업계의 이 같은 분석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코오롱글로벌이 PF 부실 우려로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코오롱 역시 계열사 지원 등으로 투자 여력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9위인 코오롱글로벌은 부동산 PF 리스크가 높은 건설사 중 한 곳으로 거론돼 왔다. 게다가 바이오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코오롱의 재무적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현재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재무적 부담이 큰 그룹 사정을 고려해 코오롱의 투자활동이 활발하게 재개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코오롱그룹의 부채비율은 299.18%로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200%를 한참 상회했고 부채총계는 약 3조9208억원 규모″라면서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이 3550억원에 그치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막대한 부채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