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KB자산운용이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핵심 인력 이탈이 거세지고 있다는 게 소문의 핵심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소문의 사실관계를 주시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만일 소문이 사실일 경우 상장지수펀드(ETF)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진상을 따라가 봤다.
◆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소문은 사실이다. 금정섭 ETF마케팅본부장(이사) 퇴사에 이어 차동호 ETF솔루션운용본부장(이사)이 최근 사의를 표했다. 이들 두 명은 ′KB자산운용 ETF사업 핵심축′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KB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ETF 사업의 한 축인 마케팅본부장이 퇴사한 데 이어 최근 또 다른 축인 운용본부장 마저 회사를 떠난 까닭이다.
하지만 KB자산운용의 입장은 다르다. ETF 내부 인력 교체는 계속 있는 일로 내부 분란이 있거나 분위기가 안 좋다거나 그렇지 않다며 ′내부 분란′ 관측을 부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업계에서는 이들 본부장이 KB자산운용의 둥지를 떠난 이유로 김영성 대표의 외부 인사 영입을 핵심 요인이라고 꼽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발단은 김 대표가 취임 후 ETF사업을 강조하며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부터다. ′부문 제도′를 없애면서 금정섭 본부장이 이끌던 ETF 마케팅본부와 차동호 본부장이 이끌던 운용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시켰다.
새 본부장 자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찬영 디지털ETF마케팅 본부장(상무)이 차지했다. 김 본부장은 김 대표 영입 인사로 금정섭 본부장과 차동호 본부장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위로 외부 인물이 들어온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 취임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의 리더십이 벌써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라며 ″김 대표의 전략이 조직 안팎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 ″분란의 단초는 외부인사 영입 전략(?)″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실제 김 대표가 김찬영 본부장 영입한 후 후폭풍이 일었다. 김찬영 본부장 영입 후 금정섭 본부장이 퇴사를 한 것이다. 그러나 금 본부장의 퇴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김찬영 본부장은 금 본부장 퇴사 이후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노아름 팀장을 데려와 ′운용′ 사업을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게 화근이 됐다. 이는 지난해까지 운용본부를 이끌었던 차동호 본부장으로서는 갈 곳을 잃은 형국이 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KB자산운용은 현재 조직의 분열과 성장 동력의 약화 가능성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낳고 있다고 보고 있는 분위기다.
KB자산운용은 ETF 사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김 대표 지휘 아래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외부 영입 전략은 ETF 사업 강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일각의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이 업계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따라잡으려면 조직이 똘똘 뭉쳐야 한다″면서 ″그런데 도리어 내분이 벌어져 후발주자와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은 김영성 대표의 실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