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 GS리테일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배달앱 ′요기요′의 업계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요기요의 기업가치도 인수한지 2년여 만에 반토막이 났다는 게 소문의 핵심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요기요가 쿠팡이츠의 대규모 공세로 인해 2위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얘기도 회자된다. <팩트UP>에서는 요기요가 처한 현실과 GS리테일의 실태에 대해 확인작업에 나섰다.
◆ ″인수 당시 기대와 달리 ′계륵′으로 전락(?)″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한 것은 지난 2021년 8월 허연수 부회장의 주도하에서다. 당시 어피너티에쿼티피파트너스, 퍼미라와 함께 컨소시엄(CDPI)를 꾸려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현 위대한상상)를 인수했다.
GS리테일의 지분율은 30%다. 초기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 등을 통한 투자금액만 총 3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2년이 지난 현재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던 요기요의 기업가치는 반토막 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한 요기요 장부가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요기요가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분법 손실로 이어져 장부가에 반영된 결과다.
실제 3월 13일 공시된 GS리테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위대한상상 지분법 손실로1333억원을 책정했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이 보유한 위대한상상 지분 30%의 장부가는 1341억원으로 2022년 12월 기준 장부가인 2712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대규모 공세에 요기요의 배달앱 2위 자리 수성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요기요가 인수 당시 기대와 달리 ′계륵′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허연수 부회장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신사업 도전 또 한 번 실패를 마주했다(?)″
그러면 요기요가 이처럼 고전을 겪으면서 GS리테일에 부담을 안기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장부가 하락은 위대한상상의 대규모 당기순손실과 관련 있다.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456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영업권 손상차손을 반영한 결과다.
영업권은 M&A 과정 시 책정되는 일종의 웃돈으로 당초 위대한상상을 인수한 업체는 GS리테일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CDPI다.
위대한상상은 이와 관련 지난해 위대한상상이 이를 역합병하면서 CDPI가 갖고 있던 영업권 장부가액도 위대한상상으로 넘어왔고 이 과정에서 영업권을 재평가한 결과 대규모 손상차손(영업외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2021년 당시 CDPI의 요기요 인수가 결국 오버밸류였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GS리테일 외부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도 ‘관계기업 투자의 회수 가능액 검토’를 핵심 감사 사항으로 꼽았다″며 ″재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GS리테일의 신사업 도전이 또 한 번 실패를 마주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