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재계에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세 번째 주주행동 나섰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간 무산됐던 ′조카의 난′이 또 다시 발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들리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소문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 전 상무가 주주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느냐는 점이 여전히 의문스럽다는 이유에서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진상을 알아봤다.
◆ ″자사주 소각 카드 꺼내 들고 세 번째 도전″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힘을 빌려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나선 것이 맞다. 그는 최근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금호석화 주식에 대한 공동 보유 계약을 체결하고 주주 제안권을 위임한 상태다.
이로써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도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번번이 표 대결에서 무위로 돌아가며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던 ′조카의 난′이 재발된 셈이다.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9.1%를 가진 개인 최대 주주이기도 한 박 전 상무는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며 갈등을 보여왔다.
그러면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재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최근 경영권 분쟁에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개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박 전 상무 입장에서는 시기적으로는 적절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박 전 상무가 주주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느냐는 점은 여전히 의문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전 두 번의 주주제안이 실패한 가운데 이번에는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 들은 까닭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박철완 전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9.1%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차파트너스(0.03%)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한 지분율은 10.88%″라며 ″박 회장과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을 15.89%. 감사위원 선임의 경우 ′3%룰′이 적용되기에 표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차파트너스 쪽으로 표심 집결 예상″
현재 재계에서는 박 회장과 박 전 상무를 측을 제외한 금호석유화학 주요주주는 국민연금(9.27%)로 최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과 압박이 커진 만큼 소액주주들(20% 수준)도 차파트너스 쪽으로 표심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박 전 상무 측이 과연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제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예컨대 주주행동주의를 강조하는 것과 비교해 실제적인 지분매입 등의 활동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박 전 상무 지분의 대부분은 상속받은 주식으로 행동주의를 내세우지만 이는 총수일가 내 지분 다툼으로만 비춰 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박철완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가 주총에서 표 대결에 실패할 경우 그 다음 계획에도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지난 2021년 1차 조카의 난이 끝난 이후 그대로 포기할 줄 알았던 박 전 상무가 2022년 다시 분쟁을 시도한 만큼 이번에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