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SK케미칼이 추진하던 ′제약사업 매각′이 또다시 무산됐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시장에서는 의아한 반응이 표출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와의 제약사업부에 대한 밸류 측정과 가격 등은 이미 합의가 된 상황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문이 사실일 경우 그 이유로 실적 악화와 행동주의펀드의 개입 가능성 또는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이 일군 사업이라는 상징적인 요소 등을 꼽고 있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의 사실 여부와 배경을 알아봤다.
◆ ″지난해 9월 강력한 매각 의지 표명″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SK케미칼의 제약사업 매각이 또다시 무산된 것은 맞다. 최근 SK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제약사업 부문을 매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내외 여러 변수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사실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 매각 시도는 오랜 기간 수차례에 걸쳐 이뤄졌던 일이다 지난 2015년 신약조직을 사실상 정리하면서 인력을 대폭 축소했다.
이후 2022년 사모펀드 등을 포함해 세 곳의 투자자와 유의미한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최종 계약을 맺진 못했다. 마지막으로 제약사업부 매각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SK케미칼은 협상 상대방이 글랜우드PE라는 구체적인 정보를 밝힌 공시까지 내면서 매각 의지를 드러냈다″면서 ″양사는 거래금액 6000억원 수준에서 단독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꽤 구체적으로 딜이 진행됐고 실제 실사 등을 거치면서 진전된 수준까지 협의가 진행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고 전했다.
◆ ″못판 것이 아니라 팔지 팔았다(?)″
현재 업계 일각에서는 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SK케미칼 임직원 수 및 구조조정에 대해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구체적인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 다른 일각에서는 최근들어 SK케미칼이 제약사업을 못판 것이 아니라 팔지 팔았다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창원 부회장이 올 초 수펙스 의장을 맡으면서 전반적인 제약사업부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을 이끌 주도권을 쥐게 된 최창원 부회장이 최근 주력하는 지점이 바로 사업 효율화″라면서 ″특히 제약사업은 여러 계열사가 난립하면서 교통정리 필요한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는 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SK케미칼의 제약사업 중요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제약사업 이슈를 내부적으로 풀어보자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