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GS그룹이 재계 안팎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20년 GS그룹 사령탑에 올랐던 허태수 회장이 사장단 회의를 정례화시켰다는 소문 탓이다. 이 같은 소문은 그가 회장 취임 이후 사장단회의를 별도로 열지 않았던 만큼 세간의 시선을 끌기는 충분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허 회장이 사장단회의를 정례화시킨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쪼그라든 GS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해법으로 해석하고 있는 분위기다. <팩트UP>에서는 소문을 진실과 배경을 추적했다.
◆ ″목적은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업 강조″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소문은 사실이다. 허태수 회장은 앞으로 1년에 2회 정기적으로 공유회를 운영할 생각이다. 이는 그간 보여줬던 행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사실 허 회장은 지난 2020년 회장 취임 이후 사장단 회의를 별도로 열지 않았다. 다만 계열사의 현황이나 사업계획 등은 해당 사장만 불러 보고 받았을 뿐이다.
허 회장이 사장들을 불러 모은 건 지난 2022년 9월부터다. 그리고 지난해 8월 ′GS 신사업 공유회′라는 이름의 회의를 진행했다. 이어 5개월만인 지난 1월 25일 다시 회의를 열었다.
재계 안팎에서는 허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그가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업을 강조하기 위해 공유회 형식의 회의를 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그룹 지주사 ㈜GS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실적은 매출 19조4865억원, 영업이익 2조 979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9% ·27.8%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 악화와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등 국내외 경영 악재로 전체 실적이 쪼그라든 GS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 신사업 투자와 발굴로 실적 회복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경영 참여를 위한 사전포석 차근차근 진행 중″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 위한 행보라는 재계 일각의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은 지난 1월 25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2024 GS 신사업 공유회′의 내용에서 엿볼 수 있다.
허 회장과 계열사 사장, 신사업 담당 임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산업바이오⸱순환경제⸱전기차충전을 비롯해 AI⸱기후변화⸱디지털 같은 신기술을 기존 사업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들은 이날 점심과 저녁을 샌드위치로 해결하며 10여 시간 동안 열공했다. 또한 계열사마다 개발 중인 신기술이나 신사업 현황과 함께 사례도 발표했다.
특히 GS칼텍스는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석유화학제품의 대체 물질 개발 기술을 의약품에 접목해 ′화이트 바이오(친환경 자연 생산 기술)′ 산업을 개척 중인 사례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GS칼텍스의 사례 발표는 ′기존 사업에 신기술을 접목해 혁신해야 한다′는 허 회장의 의지에 따른 시도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는 GS그룹의 신사업화 움직임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