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신한은행 안팎에서 ′흉흉′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미 두 차례 희망퇴직으로 6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신한은행 둥지를 떠난 상태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의 행보에 주목하면서 그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이 소문이 아닌 실제 희망퇴직을 실지하고 성과가 성공적이라면 타 은행들도 희망퇴직을 실시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팩트UP>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봤다.
◆ ″희망퇴직금 월평균 임금 7~31개월분″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올해 두 번째 희망퇴직 접수 절차에 돌입한 것은 맞다. 대상은 근속 15년 이상 부지점장 및 부부장 이상 직원 중 1965년 이후 출생 직원이다. 아울러 근속 15년 이상 과장 및 차장 이하 직원 중 1968년에 출생한 직원도 신청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희망퇴직의 특별퇴직금으로 출생년도에 따라 월 평균 임금의 7~31개월분 지급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희망퇴직을 신청할 경우 오는 2024년 1월 5일자로 짐을 싸게 된다.
신한은행은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고연령, 고연차 직원의 제2의 인생 정착을 지원하고 인력 효율화를 통해 신규 채용 여력을 확대하고자 한다는 취지에서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이번 희망퇴직 재돌입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이 통상 연 1회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 주도하에 상생금융이 시작되면서 희망퇴직 분위기가 예전과 사뭇 달라진 것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종전에 비해 희망퇴직 조건이 축소되면서 희망퇴직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결국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 직원들도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려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고 관측했다.
◆ ″대상은 늘고 퇴직금 규모는 축소되고″
최근 NH농협은행이 희망퇴직 절차에 착수한 데 이어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재돌입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들어 세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함에 따라 희망퇴직 기준이 앞으로 신한은행의 인력운용 정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 8월 2023년 하반기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232명이 신한은행을 떠났다. 당시 희망퇴직 대상은 부부장(Ma)급 일반직과 전문직, 기술직 중 1968년 이후 출생 직원을 1순위였고 연차가 쌓인 고참급 직원들 가운데 부서장 등으로 진급하지 못한 인력 등이 대상에 올랐다. 또 차장과 과장 등 4급 이하 직원들도 희망퇴직 대상이 됐다.
신한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1월 ′2022년 희망퇴직′을 통해 총 390여 명을 내보낸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신한은행을 떠난 직원은 총 630여 명에 달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또 다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2021년 하반기 이후 2년 만에 몇 차례 걸쳐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퇴직자 규모는 2021년 하반기 희망퇴직 130명의 거의 2배가 넘는 숫자″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신한은행이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디지털 고도화와 점포 감소 등으로 오프라인 인력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점포 감소와 디지털전환(DT) 등 오프라인 영업채널이 줄어드는 가운데 인사적체가 심해지면서 조직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