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게임개발사인 크래프톤이 서울 성수동 일대 다수의 부동산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서 돌고 있다. 지난해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투자 부동산 규모가 2000억원대 중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이 돌면서 관련업계와 부동산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의 속셈이 임대 수익 및 차익 목적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팩트UP>에서는 이 소문의 진실을 따라가 봤다.
◆“부동산 투자 로드맵 만든 것과 연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성수동 일대 다수의 부동산을 꾸준히 매입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투자 부동산 규모는 2692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실제 크래프톤은 2020년 11월 신사옥 설립을 목적으로 성수동1가 00평 규모 건물을 650억원에 첫 매입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1년 11월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마트 성수점 건물과 부지를 1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이 때 크래프톤은 부동산 펀드에 2900억원을 댔고 완공 후 크래프톤은 10년간 책임 임차 후 특정 시점에 감정가로 우선 매수하는 권리를 보유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았다. 그리고 지난 3월 이마트 성수점과 5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의 상업용 건물 두 채를 640억원에 매입했다.
크래프톤이 이처럼 성수동 일대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은 지난 2021년 기업공개(IPO) 당시 부동산 투자 로드맵 만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로드맵의 목표 중에는 상장 공모로 조달된 2조8007억원 중 4109억원을 부동산에 집행하겠다는 설정이 담겨 있다.
◆IP를 활용한 일종의 테마 타운 조성(?)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이 목표설정이 취득 투자 부동산에 한정된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펀드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투자한 것을 종합하면 로드맵 당시 설정된 목표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업계의 소문처럼 임대 수익 및 차익 목적일까,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일까.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부동산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매입한 투자 부동산을 종합한 결과 임대 수익 및 차익 목적은 낮다고 평가하면서 다른 목적이 있다는 시각이 강했다.
이러한 시각 중 자사 IP를 활용한 일종의 테마 타운 조성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테라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IP를 어트렉션 등의 형태로 만들어 일본의‘닌텐도 월드’와 같은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투자전문가는 “앞서 크래프톤이 이를 염두해 둔 듯 지난달 서울 롯데월드에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를 오픈하는 실험적 사업도 진행했다”면서 “이는 임대 수익 및 차익 목적보다는 테마타운 조성에 무게 중심이 실린 행보”라고 분석했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성수동 일대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투자 부동산 규모는 2692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사진=크래프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