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3일부터 ‘주 4일제’를 시행했다. 그러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부러운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이 회사 직원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 ‘회사가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제도를 도입해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그러면 실제 직원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일까, 또 ‘주 4일제’가 실효성이 떨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맞는 말일까.
◆연장근무에 대한 대체 휴무에 가깝다(?)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4일제’는 반도체 파트에서는 ‘패밀리데이’로, 가전 파트에서는 ‘디벨롭먼트데이’로 부르고 있다. 그런데 직원들 반응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주 4일제’라고 포장이 되어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월 중 휴무인 셈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번에 시행된 ‘주 4일제’의 주요 골자는 삼성전자 직원이 매달 월급날인 21일이 속한 주 금요일에 쉴 수 있게 한 것이다.
직원들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결국 월 1회씩 ‘부분적 주 4일제’가 도입된 셈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 직원이 모두 쉬는 휴일 개념이 아닌 연장근무에 대한 대체 휴무에 가깝다는 것이다.
<팩트UP>에서는 직원들의 불만에 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직원이 8시간 추가 근무를 하면 이날 쉴 수 있는 일종의 권리(?)가 생기는 반면 추가 근무가 없었던 직원은 쉴 수가 없다. 심지어 휴무를 사용하지 않아도 연차수당이나 그 외 혜택 등 아무런 보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쉬지 않아도 그만인 것인 셈이다.
◆“쉬지 않아도 그만인 것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4일제’는 허점도 발견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추가 근무를 했더라도 눈치상 못 쉬는 상황이 생기는 게 그것이다.
게다가 4조3교대 생산직 근무자 등 필수 인력은 반드시 출근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 부서에서는 최소 근무 인원으로 남을 당번을 정하기도 하고 선착순으로 휴무 신청을 받는 부서도 나타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8시간 추가 근무를 했고 주위 눈치를 안 보더라도 한번 쉬려면 조율할 게 많은 셈”이라면서 “물론 일부 조직에서는 선임이 먼저 직원들한테 휴무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지만 얼마나 잘 지켜질 지는 일단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