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UP=권소희 기자] 6월 초, 전자업계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삼성전자가 초거대 AI 개발을 작업 중에 있으며 이 회사가 보유한 GPU 자원을 모두 AI 개발에 투입했다는 게 소문의 주요 골자였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한 최고경영진 회의에서 결정난 것이라는 얘기도 회자됐다. 이러한 소문을 접한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 여부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그 배경 파악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협업이나 AI 도입은 ‘NO’, 자체개발은 ‘YES’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삼성리서치 주도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AI(Artificial Intelligence) 개발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번 개발은 이재용 회장이 참석한 최고경영진 회의에서 “빠른 시일 내에 자체 개발하라”는 결론이 난 것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핵심 기술 데이터 유출 문제 외에도 AI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해외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사실 그동안 그룹 경영진 회의에서는 오픈AI‧MS‧구글을 비롯해 국내 네이버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 방안이 거론됐다.
또한 당초 삼성전자는 AI를 활용하면 소프트웨어 개발 및 반도체 설계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AI 도입 방안을 두고 고심해 왔다. 하지만 현재 자체 개발에 나선 것이 확인된 만큼 협업이나 다양한 AI 도입은 백지화시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목표는 7월 말 초기 버전 개발 완료
<팩트UP>에서는 초거대 AI 개발 작업 진행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관련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도 알아냈다. 게다가 주요 계열사에도 AI 개발 관련 TF팀이 꾸려진 상황인데 이는 오는 7월 말 초기 버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 것에 기인하고 있었다.
초거대 AI가 인간의 언어∙데이터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GPU가 필수적인데, 두 달 안에 개발을 마치기 위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GPU 자원을 모두 AI 개발에 투입한 셈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개발 중인 AI를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대신 우선 소프트웨어 개발‧문서 요약과 번역 등 사내 업무용으로 사용할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챗GPT를 도입했다가 지난 4월 내부 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지자 사내 PC를 통한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사용을 일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어 이번에는 오픈AI‧MS‧구글 등이 개발한 외부 AI에 의존하지 않고 보안 문제가 없는 자체 AI를 개발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