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불확실성 커진 ′LG전자′…허리띠 졸라맨다고(?)

  • 등록 2025.07.29 22: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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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부담⸱물류비 증가⸱업황 악화⸱시장 경쟁 심화 ′사중고′…비용 절감 가이드라인 공지

[팩트UP=권소희 기자] ′LG전자號′가 관세 부담과 물류비 증가로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업황 악화와 시장 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업황 악화에 비용 절감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실천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팩트UP>에서는 LG전자의 현주소와 움직임을 따라가 봤다.

 

◆ ″관세 부담과 물류비 증가로 타격″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LG전자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맞다. 하지만 업계 소문과 같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 이러한 소문이 돌고 있는 이유는 2분기 실적에 기인한다. LG전자가 지난 25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분기 매출 20조7352억원, 영업이익 6394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2분기 영업이익이다. 전년 동기 대비 46.6% 줄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 이면에는 관세 부담과 물류비 증가의 영향이 컸다.


실제 LG전자는 관세로 타격을 많이 받았다. 주요 시장 수요 부진에 더해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기본 관세 10%,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에 부과된 50% 철강 관세가 적용된 것이 원인이 됐다.


LG전자는 이와 관련 ″관세 부과 전에 미국에 제품을 보내놓으려는 수요가 껑충 증가하면서 물류비도 크게 인상됐고 시장 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반토막 난 상태라며 뿐만 아니라 TV 등 그룹 주력 사업이 중국 업체와 경쟁 심화로 주춤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허리띠를 더 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예산을 줄이고, 인건비도 줄이고″

 

그러면 실제 LG전자 내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업계와 <팩트UP>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말, LG전자는 업무 전반에 걸쳐 비용 절감 가이드라인을 공지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컨설팅, 시장조사, 아르바이트 등에 배정된 기본 예산은 대부분 삭감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임원급 복리후생비도 기본 예산에서 절반가량 줄이기로 했고 영업 부문의 마케팅 비용도 하반기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인건비 관리를 위해 특근과 야근을 최소화하고 휴가 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다양한 영역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에서는 사업 필수 영역에 한 해 협의 후 진행하고 해외 출장비와 교육비는 본부장의 사전 승인 후 지급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이는 지난해 말 열린 직원 소통 행사에서 조주완 사장이 강조한고정비의 효율적인 집행 기조의 연장선이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하반기에도 가전 수요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미국 관세 대응 차원의 원가경쟁력 개선 등 수익성 확보 노력과 함께 마케팅 비용 투입 최적화 노력을 병행하는 등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소희 기자 shk16@pact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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